2025년 07월 12일(토)

축구선수 '하반신 마비'로 은퇴하게 만든 음주운전자가 '820만원' 공탁하자 판사가 분노해 날린 일침

인사이트Instagram '_rys_31'


"피해자를 약 올리나. 조롱하는 것이냐"


음주운전 사고로 제주유나이티드FC 골키퍼였던 유연수의 선수 생명을 앗아간 30대 음주운전자가 820만 원을 공탁하자 판사가 이례적으로 질타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14일 오후 제주지법 형사1부(오창훈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은퇴식 / YouTube '제주유나이티드FC - Jeju United FC'


앞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A씨는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반면 검찰은 A씨가 2016년 음주 운전으로 이미 형사처벌을 받고도 재범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총 9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A씨의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 추후 참고 자료로 보험금 지급 명세서를 제출할 예정인 점을 강조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재판부는 "보험금이 10억 원이든, 7억 원이든, 4억 원이든 그게 (피해자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그건 보험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이어 "하반신이 마비된 25살 청년에게 820만 원을 공탁했다니, 피해자를 약 올리나. 조롱하는 것이냐"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판사도 사람인지라 1심 판결문을 읽고 화가 났다"며 "피고인의 사정이 딱하다고 해도 피해자는 장래를 잃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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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A씨는 지난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 40분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사거리에서 만취 상태로 제한속도를 초과해 차를 몰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아 탑승자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로 확인됐다.


피해 차량에는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인 김동준·유연수·임준섭과 트레이너 등이 타고 있었다. 이 중 유연수가 크게 다쳐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하반신 마비 등 치명적 상해를 입었다.


유연수는 이후 1년 가까이 재활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지난해 11월 현역 은퇴를 결정하면서 2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그라운드를 떠났다.


한편 A씨는 이외에도 지난해 1월 15일 항거불능 상태의 여성을 추행한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