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gram 'tuntunhan_0539580071'
대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16년간 아이들의 등원을 도와준 할아버지 운전기사의 마지막 출근 영상이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달 23일 대구 북구 동변동 소재의 '튼튼한어린이집'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운전기사 박영복 씨의 은퇴식 영상을 공유했다.
올해 77세인 박영복 씨는 시외버스, 고속버스, 어린이집 버스 운전사로 50년간 일했다. 특히 이 어린이집에서만 16년째 운전대를 잡았다.
이날 박 씨가 어린이집으로 들어오자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학부모는 준비한 떡 케이크를 건네며 "수고 많으셨습니다, 건강하세요"라고 외치고 손뼉을 쳤다.
Instagram 'tuntunhan_0539580071'
박 씨는 두 손을 들고 인사하면서 환하게 웃으며 떡 케이크에 꽂힌 촛불을 껐다.
영상에는 "16년간 튼튼한어린이집에서 열심히 운전해 주신 인기 만점 기사 할아버지, 오늘 마지막 운행 날. 이제 좀 쉬시면서 건강도 챙기시고 시간 나실 때마다 놀러 오세요. 감사했습니다"라는 자막이 담겼다.
해당 영상은 12일 오후 2시 현재까지 812만 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고, 1200개가 넘는 댓글이 이어지는 등 뜨거운 반응을 받고 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그 사람의 마지막을 보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가 보인다고 했다. 너무 멋있다", "평범한 영웅들이 이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다. 그걸 알아주는 원장님도, 선생님들도 작은 영웅이시다", "그동안의 헌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Instagram 'tuntunhan_0539580071'
이 같은 폭발적인 반응에 어린이집 부원장은 후일담을 전하며 감사 인사를 덧붙였다. 그는 "워낙 가까운 사이라 (은퇴식을) 해드린 건데 따뜻한 말씀 너무 감사하다"며 "할아버지는 그만두셨지만, 오늘도 토끼 밥을 주고 텃밭 정리를 해주신다고 출근하셨다. 기사님께 보내주신 따뜻한 댓글들 다 큰소리로 읽어드렸고 엄청나게 흐뭇해하셨다. 아이들에게 그 사랑 나누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씨는 16년간 단 한 번도 사고를 낸 적이 없다고 한다. 안전벨트 '딸깍' 소리가 나지 않으면 출발하지 않았을 정도로 무엇보다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런 그가 어린이집 은퇴를 결심한 건 최근 척추 협착증을 앓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픈 몸으로 버스를 몰다가 혹시 아이들이 다치지 않을지 걱정돼 스스로 기사 자리를 내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