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2일(토)

"형편 어려워 음식 '무료 나눔' 받으러 갔는데 같은 반이었던 동창이 남편과 함께 나왔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당근마켓에 올라온 무료 나눔을 받으러 나간 여성이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는 하소연에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료 나눔 받았는데 고등학교 동창이었네요'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20대 여성이라고 소개하며 "오늘 정말 너무 창피한 일이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저는 지금 원룸에 혼자 살고 있고 직장을 다니긴 하는데 급여가 많이 낮다"며 "집 형편이 아주 안 좋지는 않지만 여러 문제가 있어서 독립해서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세도 비싸고 물가도 올라 돈 쓰기가 무섭다. 최근 당근마켓에서 먹을 거나 생필품 등을 나눔 받곤 한다"며 "오늘 운 좋게 냉동식품과 가공식품을 무료 나눔으로 받게 됐다"고 말했다.


나눔 장소는 A씨 집과 거리가 좀 먼 아파트였지만 A씨는 버스비를 아끼기 위해 걸어서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A씨는 "도착해서 채팅을 했더니 부부와 아이가 같이 나오더라"며 "나눔을 올린 여자가 당근 맞냐고 물어보고 남자가 물건을 건네주는데 여자 쪽을 딱 알아보겠더라.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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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노는 무리는 달랐지만 꽤 친했던 친구다. 그쪽도 저를 알아본 건지 얼굴이 '어?'하는 표정이었다"며 "애써 태연하게 모른 척하고 물건만 받아 집에 왔다"고 토로했다.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창피한 마음과 '알아봤으면 어쩌지'하는 걱정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A씨는 "그냥 신기한 우연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면 되는데 자꾸 생각난다"며 "좋아 보이는 아파트에 자상해 보이는 남편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동창, 그리고 그런 친구에게 나눔으로 먹을 것을 제공받는 제 처지가 갑자기 너무 씁쓸하고 비참해지기까지 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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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내내 아무것도 못했다는 A씨는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나 자꾸 그런 생각만 든다"며 "이 기분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A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댓글에는 "나눔 하는데 벤츠 타고 와서 받아 가더라. 나눔 받는다고 다 가난하다고 생각 안 한다", "엄청 알뜰하시다. 그런 악착 같은 마인드로 훗날에 잘 살거다", "가난은 창피한 게 아니고 열심히 살지 않는 게 창피한 거다. 잘살고 있다"라는 따뜻한 반응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