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2일(토)

유명 대학병원 교수 "국민들이 증원 동의하는 이유는 의사들 돈 덜 벌었으면 좋겠어서"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빅5' 병원 소속의 한 교수가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 "의사 입장에서 현실성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26일 현직 안과 의사인 전 서울 백병원 이동익 교수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유튜브가 낳은 의대교수였던 - 유나으리'에는 '빅5 현직 의대 교수가 2024 의료대란에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보내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교수는 수도권 대형 병원인 '빅5' 병원 소속 현직 교수라고 밝힌 A씨가 투고한 내용을 공개했다.


A씨는 "제 명의로 영상을 올리면 병원에도 문제가 생길 것 같고, 집에서도 반대가 심하다"며 익명으로 '의사 수 늘린다고, 의사들이 지방으로 갈까?'라는 영상을 투고했다.


인사이트YouTube '유튜브가 낳은 의대교수였던 - 유나으리'


영상에서 그는 "국민들이 밥그릇 싸움으로만 생각하고 너무 안 좋게 생각하시기에 이야기하기로 했다"면서 "정부는 지방에 소아과와 산부인과가 없는 게 문제라고 한다. 이건 의사가 잘못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방에 소아과·산부인과가 없는 건 지방에 사람이 없어서 그렇다. 출산율이 낮아지니까 소아 환자도 없고 임산부도 없다. 환자도 없다"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를 늘리면 환자가 없는 지방에 가서 누군가는 소아과·산부인과를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가정은 잘못됐다"라고 설명했다.


병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하루 40명 이상의 환자를 봐야 하지만, 지방 소도시에는 환자가 적어 적자를 보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A씨는 "소아과, 산부인과를 지방에서 키우려면 의사를 키우는 게 아니라 소아, 산부인과를 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줘야 한다. 안 되는 게 뻔한데 그것을 의사한테 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의사가 이제 공부해서 나왔는데 마이너스 될 것을 생각하고 시골에다가 소아과, 산부인과를 개원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인사이트지난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6차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또한 A씨는 의사 입장에서 정부의 정책이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에서 유명한 경제학, 의료관리학자를 모아서 지방의 필수의료 문제에 대해 의사 부족으로 결론을 내리고 나(정부)를 믿고 따라오라 한다"며 "의사 입장에서 보면 이 뛰어난 학자들이 너무나 당연히 안 되는 걸 가지고 의사 많이 뽑으면 된다고 한다. 잘못된 게 명확하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 여론이 의대 증원을 찬성하는 쪽으로 기우는 것에 대해서는 '의사의 높은 수입'을 이유로 들었다.


A씨는 "어쨌든 '의사가 돈을 많이 벌어서 지방과 관계없이 좀 돈을 덜 벌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의사를 많이 뽑았으면 좋겠어' 이게 여러 국민들의 생각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어 의사 수를 늘릴 경우 10년 뒤 국민이 부담하는 의료비는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들이 건강보험료를 앞으로 10년, 20년 있다가 낼 것을 생각하고 (의사 증원을) 동의하는지 궁금하다"라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 또한 A씨와 같이 의대 증원의 반대 이유 중 하나로 의료비 부담을 꼽고 있다.


의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의사 수와 병상 수인데 의대 정원이 2000명 증가하면 오는 2040년에는 의료비가 35조 원 더 많아져 국민 1인당 매달 6만 원을 더 부담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에 대해 "의사가 늘면 불필요한 의료수요를 증가시킨다는 주장도 있으나, 이에 대한 실증적 증거는 없으며 이는 직업윤리에 관한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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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필요한 인원"이라면서 기존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의료 개혁은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부터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 현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료 지원 인력을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YouTube '유튜브가 낳은 의대교수였던 - 유나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