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2일(토)

알바 늦게 끝나자 자전거 훔쳐 탄 고등학생 '자수'..."여섯 동생 밥 챙기려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자전거를 훔쳐 탔다가 자수한 고등학생. 절도 사건 임에도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지난 25일 오산경찰서에 따르면 고등학생인 A군이 지난해 11월 20일 자전거를 훔쳤다고 자수했다.


A군은 자수 이틀 전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집으로 가는 길에 잠금 장치 없이 세워져 있던 자전거 한 대를 타고 갔다.


이후 A군은 자전거를 주인에게 돌려줬고, 경찰서를 찾아서 "평소 친구가 타던 자전거로 착각해 잠시 빌려 타려 했다"고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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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이 자전거를 탄 이유는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아르바이트가 늦게 끝나는 바람에 집에서 기다릴 여섯 동생의 밥을 챙겨줘야 한다는 생각에 서두르느라 그랬다는 것이다. A군이 자전거를 탄 시간은 밤 9시였다.


알고 보니 그는 6남 1녀 중 장남이었다. 부친은 물류센터에서 근무하고, 모친은 심부전과 폐 질환 중으로 투병 중이라 A군이 생계를 위해 집 근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A군 가족은 14평짜리 국민임대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아버지가 월 소득이 있고 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취약계층에 포함되지 않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경찰은 A군이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후 시청과 보건소 등 7개 기관이 지난 6일 회의를 열어 실질적인 복지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A군은 기관의 도움을 받으며 중장비 관련 기술을 습득해 동생들을 보살 피고 가족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A군의 자전거 절도 사건에 대해 경찰은 지난달 11일 선도심사위원회를 열어 즉결심판 처분을 결정했다. 최근 법원은 벌금 1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