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혜빈 씨 / 뉴스1
지난해 발생한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당시 자식을 잃은 피해자 가족과 그 친척이 경찰에 감사 편지를 전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일 고(故) 김혜빈 씨의 부모는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홈페이지에 조병노 서장과 황해솔 경사에게 편지를 썼다.
김씨의 부모는 "혜빈이를 떠나보내면서 여러 기관과 많은 사람을 만났다"며 "혜빈이와 저희 가족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신 건 수원남부경찰서 조병노 서장님과 황해솔 경사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황해솔 경사님은 혜빈이가 사고로 입원한 날부터 장례식까지 저희 가족들을 위해 애써주셨다"고 했다.
수원남부경찰서
특히 "쾌적한 숙소를 제공해 주셨고 여러 가지 민원 처리를 도와주셨으며 사건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해 주셨고 장례 절차가 잘 진행되도록 묵묵히 지켜봐 주셨다. 심리상담도 꼭 받고 회복하라고 간곡한 말씀도 해주셨다"고 했다.
김씨의 부모는 "많은 기관들은 법리 때문에 선례가 없어서 정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범죄 피해자들을 실망하게 했지만 조 서장님의 배려와 황 경사님의 능숙한 현장 처리는 범죄 피해자인 저희 가족에게 등을 토닥여주는 큰 위안이 되어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황 경사님 같은 자기 임무에 충실한 분들에게 많은 격려와 힘을 실어 주시라. 그러면 저희와 같은 범죄피해자들이 많은 도움과 위로를 받을 것"이라며 마음을 표했다.
김씨의 사촌이 수원 남부경찰서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올린 글
김씨의 친척들도 홈페이지에 연달아 글을 올렸다. 김씨의 이모는 "황 경사님처럼 따뜻한 분이 우리 곁에 있어 주신 게 우리에겐 행운이었다"고 했다.
또 "병원에서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가실 때 악수하며 눈물 흘리시는 모습 보고 저희도 먹먹했다"며 "결과는 무기징역이지만 함께해 준 모든 분의 사랑의 힘이라 생각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씨의 사촌 언니는 황 경사의 센스 있는 모습에 위안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경사님 덕분에 혜빈이 떠나는 그날까지 녹음된 부모님과 친구들의 목소리, 그리고 혜빈이가 좋아하던 노래들 잔뜩 듣고 갔을 것"이라며 "장례식장에 오셨을 때 잘 버티고 있었는데 경사님을 뵈니 눈물이 왈칵 나더라. 같이 울어주시고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고(故) 김혜빈 씨 / 뉴스1
황 경사는 "피해자 가족들이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감사의 인사를 전해 온 것을 보고 피해자 보호 업무에 대한 보람과 업무의 막중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피해자 전담 경찰관은 범죄 피해 당사자와 가족 등을 보호하고, 범죄 피해 후유증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2015년 2월 본격적으로 출범해 피해자에게 치료비 등 경제적 지원과 심리 상담, 법적 모니터링 등을 돕고 있다.
조 서장도 "시민이 안전하고 편안한 일상을 지낼 수 있도록 가시적 경찰 순찰을 늘려 이상 동기 범죄의 강력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도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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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8월 최종원은 경기 성남 분당구 서현동에서 모친 명의의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한 뒤 차에서 내려 백화점 1~2층을 오가며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김씨를 포함한 2명이 치료를 받다 끝내 숨졌다.
김씨의 유족 측은 숨진 희생자를 더 기억해달라는 취지로 고인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했다. 그의 소속 대학 친구들도 가해자 엄벌과 희생자 지원을 요청하는 서명 운동에 나섰다.
지난 1일 수원지법은 최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발찌 부착을 명했다. 1심 선고 전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선고 다음 날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