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2일(토)

본인 정자로 환자 20명 임신시킨 불임치료 의사...이복형제 중 혈연관계 모르고 사귄 커플도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미국의 한 불임 치료 전문의가 본인 정자를 사용해 비밀리에 난임 환자들을 임신시킨 사실이 수십 년 만에 발각됐다.


우연히 한 피해자가 DNA 검사를 통해 22명의 이복형제를 확인하면서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 코네티컷주에 사는 재닌 피어슨(36)은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1980년대 뉴헤이븐 소재 불임 클리닉에서 일하던 버튼 칼드웰 박사에게 소송을 제기했다.


사연은 지난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재닌 피어슨은 가족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유전자(DNA) 검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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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동딸로 자란 피어슨은 부모님이 불임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당연히 아버지의 정자를 사용했다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생물학적 친부가 아닐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단순히 호기심에 DNA 검사를 의뢰했던 피어슨은 분석 결과 내 '친척'을 알려주는 탭을 클릭하고선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업체 데이터베이스 내에 이복 형제자매가 19명이 등록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밝혀진 바로는 총 22명의 이복 형제자매가 확인됐는데, 가장 나이가 많은 이가 50세였고 막내는 35세였다.


피어슨은 이 일이 일어난 지 일주일 후 이복자매 중 한 명과 대화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부모님 모두 뉴헤이븐에 있는 같은 불임 클리닉에 다녔으며 이들을 담당한 의사는 버튼 콜드웰 박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피어슨은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어머니와 함께 콜드웰 박사를 고소했다.


최근 그는 또 다른 충격적인 사실도 알게 됐는데, 그의 이복 형제자매 중 두 사람이 고등학교 시절 서로의 혈연관계를 전혀 모른 채 사귀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80대인 콜드웰 박사는 불임 여성들에게 자기 정자를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그는 피어슨에게 손자는 몇 명인지, 학교 성적은 어땠는지, 대학은 어딜 다녔는지 등을 묻곤 자기 정자에 대해 "매우 제한된 자손을 가진, 예일대 의대생의 정자"라고 자랑했다고 한다.


고소장에 따르면 콜드웰 박사는 지난 2004년 의사를 그만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