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2일(토)

"장기기증으로 7명에게 새인생 선물하고 떠난 엄마 본받고 싶어 간호대학 입학했습니다"

인사이트제 5회 D.F(도너패밀리)장학회 장학금 수여식


"병원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장기 기증을 하고 떠난 어머니의 마지막 순간이 그랬듯, 저도 간호사가 돼 병원에서 삶의 의미를 느끼며 환자들의 회복을 돕고 싶어요"


5개월 전 사랑하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이현주 씨는 오는 3월 간호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다. 


뇌출혈을 앓던 그의 어머니는 지난해 7월 7명의 환자에게 심장·폐·간·신장·각막 등을 기증하고 하늘로 떠났다. 


이씨는 어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환자들을 살리고 싶은 마음에 간호사를 장래 희망으로 정했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9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이씨를 비롯해 뇌사 장기기증인 자녀 14명은 제5회 'D.F(도너패밀리) 장학회'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장학금을 수여했다. 


본부는 장기기증인 자녀들의 학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D.F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이날 수여식에는 이씨 이외에도 김미소 양, 김가은 양, 박영림 양, 신예준군·윤건 씨 등이 참석했다.


2012년 장기 기증으로 7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전하고 세상을 떠난 고(故) 신윤재 씨의 아들 윤건 씨는 "가족과 나눔의 소중함을 알려주신 아버지를 보며 희망은 마치 덧셈처럼 나눌수록 커진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이어 "요식업 전문가로 성장해 정성스러운 음식으로 누군가의 하루에 행복을 전할 수 있기를 꿈꾼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장학생인 안예원 양은 "아버지가 장기 기증 당시에는 너무 어려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생명을 살리고 떠난 아버지가 존경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이너가 되어 아버지처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사이트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들에게 인사말하는 박진탁 이사장 / 뉴스1


본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뇌사 장기기증인 2224명 중 30~50대가 1322명으로 약 60%를 차지했다. 아직 학생인 자녀들을 두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이들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의미다. 


본부는 이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D.F 장학회를 운영 중이다. 


박진탁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은 "생명 나눔을 통해 우리 사회가 숭고한 사랑을 전한 뇌사 장기기증인들처럼, 이들의 자녀들이 훌륭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