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2일(토)

카이스트 동문 "윤 대통령, 강제 퇴장시킨 졸업생에 공식 사과해야"

인사이트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졸업식 축사 도중 항의하던 졸업생이 끌려나간 것과 관련해 카이스트 동문들이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17일 카이스트 동문 10여 명은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사과와 삭감된 연구개발(R&D) 예산 복원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서 동문들은 "행사의 주인공인 졸업생의 입을 가차 없이 틀어막고 쫓아낸 윤석열 대통령의 만행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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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 이 사달의 시작은 윤 대통령의 '입'에서부터였다"며 "지난해 6월 28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R&D 카르텔을 언급한 이후 모든 예산 결정 절차가 무력화되고, IMF 때도 삭감되지 않았던 과학기술 예산 수조 원이 가차 없이 삭감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연구비가 삭감돼 많은 교수 박사 후 연구원이 수년간의 연구를 축소, 폐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으며, 대학원생들은 당장 랩(lab)비, 연구실비가 삭감돼 연구해야 할 시간에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라고 토로했다.


이들은 또 "학부생들은 공부하며 꿈을 키워가야 하는 때에 과연 한국 이공계에 자신의 미래를 걸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2006년 카이스트 총학생회 부회장이었던 최성림 씨는 "이번 사건은 명백한 과잉 심기경호"라면서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는 청년의 외침이 그들에겐 그저 대통령 심기를 건드는 나쁜 일일뿐이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우리는 윤 정부의 R&D 예산 삭감 이후 연구과제의 존폐 때문에 수개월 동안 무언의 '입틀막'을 강요당해 왔지만,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며 윤 대통령에게 ▲R&D 예산 원상 복원 ▲쫓겨난 졸업생에게 공식 사과 ▲카이스트 구성원 및 대한민국 과학기술자들에게 사과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인사이트경호원에게 제지 당하는 카이스트 졸업생 / 뉴스1(대전충남공동취재단)


앞서 지난 16일 오후 윤 대통령은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했다.


이때 한 졸업생이 정부의 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고 결국 해당 졸업생은 경호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한 뒤 퇴장 조치됐다.


당시 경호원들이 졸업생의 입을 막은 뒤 팔다리를 붙잡고 졸업식장 밖으로 끌어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대통령 경호처는 경호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