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인사이트] 김천 기자 = 절체절명의 순간, 후배를 믿어준 손흥민의 리더십이 빛나고 있다.

지난 27일(한국 시간) 한국 국가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을 치렀다.

이날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공방을 벌였지만 3골을 허용하면서 3-3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은 치열했다. 양국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사력을 다해 접전을 펼쳤다.

2시간에 가까운 시간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들은 모두 지쳐갔다. 이러한 가운데 아시안게임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해트트릭 황의조가 경기 종료를 예고하는 신호를 보내왔다.

뉴스1

그는 연장 종료 4분 여를 앞두고 상대 페널티 라인 안에서 페널티킥을 따냈다. 경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얻게 된 페널티킥은 경기에 쐐기를 박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관중들은 아시안 게임에서 8골을 기록한 황의조 또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예상했다. 

하지만 키커는 황의조도 손흥민도 아니었다. 아시안게임 내내 저조한 모습을 보였던 황희찬이었다.

손흥민은 당초 직접 페널티킥을 차려 했지만 황희찬이 키커를 자진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희찬이가 자신감을 나타냈다. 표정부터 자신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SBS

주장 손흥민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아시안게임 내내 각종 해프닝과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마음고생이 심했을 후배를 믿어준 것이다.

그리고 황희찬은 연장 후반 11분 선배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날 한국은 황희찬의 페널티킥 성공으로 연장전에 종점을 찍고 4-3으로 4강에 진출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희찬이는 내가 참 좋아하는 선수다. 이번 대회서 힘들었을 것 같았다"며 "그런 상황을 생각해 차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페널티킥을) 어떻게 찼는지 잘 보진 못했다. 그냥 골을 넣어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