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14일(목)

'학교 폭력 가해자' 안우진 징계 끝나자마자 바로 1군 등록한 넥센

인사이트

넥센 히어로즈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넥센 히어로즈 포수 박동원(28)과 투수 조상우(24)가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가운데 넥센이 학교 폭력으로 징계를 내렸던 투수 안우진(19)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해 적잖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 전을 앞두고 신인 우완 투수 안우진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한 안우진은 신장 193cm, 체중 95kg의 우수한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고교 재학 시절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던져 '탈고교급'이라는 평가를 받은 선수다.


서울 3개 구단 가운데 최우선 지명권을 가졌던 넥센은 올해 1차 지명에서 주저 없이 안우진을 선택했고, KBO 리그 역대 신인 계약금 공동 5위에 해당하는 6억원을 안겼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처럼 넥센은 안우진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었지만 문제가 있었다. 안우진이 고교 재학 시절 야구부 후배 폭행 사건에 연루됐던 것이다.


넥센은 졸지에 '특급 신인'이 아닌 '학교 폭력 가해자'를 영입한 팀으로 전락했고 안우진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국가대표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후 안우진은 재심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사이 넥센은 여론이 좋지 않자 안우진에게 1~2군 스프링캠프 참가 금지, 페넌트레이스 개막 후 50경기 출전 정지(퓨처스리그 포함) 징계를 내렸다.


구단이 내린 징계로 인해 공식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던 안우진은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독립 구단·대학팀과의 연습 경기, 구단 자체 청백전을 소화했다.


인사이트박동원 / 넥센 히어로즈


그런 상황에서 안우진의 징계가 넥센이 정규 시즌 50번째 경기를 소화한 지난 23일로 끝이 났다.


이에 넥센은 이번 롯데와 3연전에 맞춰 안우진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는데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학교 폭력을 저지른 선수가 프로 선수로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인사이트조상우 / 넥센 히어로즈


또 다른 이유는 최근 문제가 된 넥센 포수 박동원(28)과 투수 조상우(24)의 성폭행 논란이다.


이들은 지난 23일 넥센 선수단이 원정 숙소로 쓰는 인천 시내 한 호텔에서 술에 취한 여성 한 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 두 선수에 대한 혐의가 입증되거나 유·무죄 여부가 가려지진 않았지만 넥센은 곧바로 이들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고, KBO는 참가 활동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진 상황에서 넥센이 '학교 폭력 가해자' 안우진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자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은 게 당연하다.


인사이트넥센 히어로즈


물론 심혈을 기울여 뽑은 신인을 놀리는 것은 구단 입장에선 손해 보는 일이다. 그리고 넥센은 최근 선수들 경기력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아 선수단 구성에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넥센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타이밍이 안 좋았고 또 논란을 잠재울만한 충분한 사과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넥센 팬들을 비롯한 많은 야구 팬들이 분노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넥센 경기 보이콧'을 주장하고 있다.


안우진을 둘러싼 논란은 그가 프로 무대에 데뷔하는 순간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넥센 히어로즈


따라서 넥센은 여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대비책을 마련할 때 선수를 위한 대비책이 아닌 팬들을 위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이 과연 프로 무대에 데뷔하는 안우진을 향해 박수를 보낼지, 야유를 보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