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7일(목)

"나는 감독이기 전에 인간"…맨시티 감독이 '노란 리본' 단 이유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축구 명장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카탈루냐 독립을 위해 노란 리본을 달았다.


지난 26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 웹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카라바오컵 결승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재킷에 노란 리본을 달고 작전을 지시했다.


이날 과르디올라 감독이 단 노란 리본은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 정부의 분리 독립  운동을 지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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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독립을 위한 주민 투표가 무산된 지난해 10월에도 과르디올라 감독은 매 경기 노란 리본을 달고 벤치를 지켰다. 


그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잉글랜드 축구협회(FA)로부터 두 번의 경고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결승에서 우승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나는 감독이기 전에 인간이다"며 "규정을 어겼다면 인정하고 벌금을 물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계속 노란 리본을 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인사이트지난해 카탈루냐 분리독립 운동 지지 시위에 참석한 과르디올라 / 연합뉴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정치적인 메시지가 담긴 어떤 상징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은 존경심을 보여준다면 어떤 상징이든 착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카탈루냐 지방에서 태어나 FC 바르셀로나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활약했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한 행동이라는 의견을 펼쳤다. 


그는 "스페인 정부에 의해 수감된 이들을 돕기 위해 브렉시트 찬반 투표나 스코틀랜드 독립 국민 투표처럼 평화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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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오컵 결승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맨시티 팬들은 과르디올라 감독과 뜻을 같이 하며 경기장을 노란 물결로 수놓았다.


직접 만든 리본을 서로 나누기도 하고 바나나 모양의 응원 도구를 들며 지지를 보냈다.


한편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인 카탈루냐는 20세기 초 정부로부터 자치권을 쟁취해낸 이래 지속적으로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스페인 정부는 분리 독립을 위해 진행된 카탈루냐 자치 정부의 주민 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독립 운동 지도자들과 주요 정치인들을 반란·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최민주 기자 minjo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