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7일(목)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8년 전 봅슬레이 대표팀의 열악한 상황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기적의 레이스'를 펼치며 당당하게 은메달을 획득한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의 뒷이야기가 전해졌다.


지난 25일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원윤종·전정린·서영우·김동현)은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4인승에서 독일과 함께 공동 은메달을 차지했다.


봅슬레이 종목에서 아시아 국가가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사를 새로 쓴 선수들은 은메달이 확정되자 포효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특히 원윤종, 서영우 등은 힘들었던 시절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은메달을 따내기까지 봅슬레이 대표팀은 고난의 세월을 견뎌냈다. 불과 8년 전만 해도 한국은 썰매 종목의 불모지였기 때문.


제대로 된 썰매 하나 보유하지 못한 대표팀은 바퀴가 달린 중고 썰매로 아스팔트 위에서 파일럿 훈련을 해야 했다.


국제 대회 출전 시에는 외국 선수들이 쓰던 연습용 썰매를 빌려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던 중 2011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가 확정되자 지원이 조금씩 시작됐다.


특히 2016년 생긴 평창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 여전히 제대로 된 썰매는 없었지만 스타트 훈련에 집중할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당시 원윤종은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이 생긴 것이) 꿈 같고 얼떨떨해서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100%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여러 기업과 대한체육회의 후원으로 투자로 봅슬레이 대표팀 선수들은 해외 전지훈련 등이 가능해졌다.


인사이트


이 같은 여건이 마련되자 한국 선수들은 실력을 마음껏 뽐냈고, 결국 평창에서 은메달이라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동안 유럽과 미주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봅슬레이. 하지만 봅슬레이 대표팀의 노력과 꾸준한 투자는 아시아에 첫 올림픽 메달을 선사하며 인종의 벽을 무너트렸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