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7일(목)

딸 최민정 '금메달' 따게 하려 '7번' 이사한 엄마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 최민정 선수를 만든 데는 어머니의 남다른 희생이 녹아 있었다.


지난 24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P&G 패밀리홈에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 선수와 그의 어머니 이재순씨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최민정은 왼쪽 다리에 보조기를 차고 등장했다.


 감기몸살까지 겹쳐 몸이 많이 힘들 텐데도 최민정은 "이 정도는 부상 축에도 못 낀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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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무 살인 딸이 부상을 쉬이 받아들이는 모습에 어머니 재순씨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재순씨는 올림픽 기간 내내 절을 찾아가 기도를 드렸다. 


딸에게 메달이나 상금, 영예 따위를 원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딸 최민정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올림픽을 마치길 바라서였다.


경제적 지원이 부족했기에 다른 부분에서라도 이를 메워주고 싶었던 재순 씨는 시시때때로 기도를 드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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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코치가 링크를 옮길 때마다 함께 이사하는 열정을 보였다.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시작된 이사는 혜화, 분당, 경기도 광주, 연남동으로 점차 횟수가 늘었다.


서울과 경기를 오가며 총 7번이나 집을 옮긴 재순씨는 "이사를 또 갈 것 같아서 아직도 짐을 못 풀어놓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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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같이 일어나 훈련을 해야 했던 최민정 선수를 태우고 다닌 것도 재순씨였다.


그는 새벽 훈련 후 등교, 하교 후 다시 오후 훈련을 가는 최민정의 일과에 맞춰 늘 딸의 운전기사 노릇을 했다.


재순씨는 "10년 동안 주행거리가 25만km는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민정이 값진 메달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당신의 일상을 버려가며 뒷바라지한 '엄마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한편 최민정은 이후 일정을 묻는 기자들의 말에 "일단 푹 쉬고 싶다"라며 "가족과 함께 갈 여행지를 고민하고 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는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소현 기자 so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