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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맏형'으로 든든하게 팀을 이끌며 출전 경기마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이승훈.
관중들의 환호 속에서 '빙속 황제'로 불리는 그지만, 유일하게 그 행보를 아슬아슬한 '빙판길'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바로 경기 내내 아들에게 혹여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전전긍긍 두 손 모은 채 기도하던 그의 부모님이다.
지난 24일 이승훈은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개최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매스 스타트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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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 스타트' 종목은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채택된 만큼 이승훈은 초대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그의 부모님은 경기장에 선 아들 걱정에 연신 목이 탔다.
특히 그의 아버지는 경기가 시작되기 전 조용히 눈을 감고 아들을 위한 메시지를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마침내 이승훈이 빙판 위 질주를 시작했고, 아버지는 16바퀴를 도는 아들의 모습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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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은 지난 6월 결혼 후 이번 평창 올림픽 준비를 위해 신혼여행도 미루고 운동에 전념했다.
그런 아들이 아버지는 대견했고 고마웠으며 또 안쓰러웠다. 아버지의 마음에 부응하듯 이승훈은 대역전극을 펼치며 무서운 기량을 펼쳐 보였다.
이날 이승훈은 경기 초반 뒤에서 체력을 유지하며 페이스를 조절했다. 그 때문에 처음 이승훈은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에게 선두를 뺏겼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승훈의 주특기인 막판 뒷심이 나왔고 막내 정재원의 도움도 있었다. 마침내 이승훈은 7분43초07의 기록으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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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이름이 가장 상위에 랭크되는 순간 아버지는 흐르는 눈물을 감추려 먼 곳을 응시하고 마음을 다독였다.
혹시라도 아들이 자신을 보고 눈물이라도 흘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 아버지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또 훔쳤다.
그런 아버지를 위로하듯 이승훈은 경기 후 주먹을 쥐고 흔들며 기쁨에 환호하는 모습을 보여줘 전 국민을 감동케 했다.
한편 이승훈은 매스 스타트 금메달 외에 팀추월 경기에서도 후배들을 이끌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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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민경 기자 minkyeo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