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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더욱 빠른 질주를 위해 하루 10끼를 먹으며 거구를 만든 봅슬레이 선수들이 뒤늦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5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는 봅슬레이 4인승 4차 시기가 진행됐다.
이날 파일럿인 원윤종을 필두로 전정린, 서영우, 김동현은 마지막 시기에서 합계 3분 16초 38의 기록으로 독일 팀과 공동 은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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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기 종목인 봅슬레이에서 그나마 메달에 희망을 걸던 2인승이 6위에 머무르며 봅슬레이 경기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놀라운 기록으로 독일 팀과 0.01초까지 똑같은 성적을 낸 4인승 팀은 기적 같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50위를 기록한 이들은 경기 직전까지도 주목받지 못했다.
오롯이 열정만으로 이뤄낸 이들의 성과는 하루아침에 맺은 결실이 아니다.
원윤종(109㎏), 전정린(102㎏), 서영우(104㎏), 김동현(104㎏)의 몸무게를 합하면 419㎏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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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의 몸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가속도가 붙는 봅슬레이 경기에서 조금이나마 속도를 더 내기 위해 이들은 하루 10끼를 먹어야 했다.
그러나 '아무 음식'이나 먹어서 찌우는 것도 안 됐다. 소위 말하는 '벌크업'을 위해 저지방에 단백질이 많은 음식만 입에 꾹꾹 밀어 넣었다.
덕분에 이들의 몸은 서양인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쳐지지 않았고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민첩성을 갖게 됐다.
끝없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스타트 훈련으로 근육을 다진 이들은 대회가 끝나자 "원 없이 라면을 먹고 싶다"고 털어놨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았던 이들의 은빛 질주는 퍽퍽한 닭가슴살을 먹어가며 하루 6차례 이상의 주행훈련으로 다진 땀과 눈물의 성과였다.
이소현 기자 so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