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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전국을 '영미 '열풍으로 뜨겁게 달군 여자컬링 대표팀이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을 기약했다.
지난 25일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은 강릉컬링센터에서 개최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웨덴과의 결승에서 끝내 패배를 인정하고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경기 후 그간 날카로운 카리스마로 경기장 분위기를 압도하던 스킵 김은정까지 펑펑 눈물을 쏟아 관중석을 감동케 했다.
그 모습을 본 대표팀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 김초희를 비롯해 감독 김민정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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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서 김은정은 "올림픽에서 자기 역할들을 너무나 잘해줘서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은메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김경애는 이번 은메달을 두고 "금메달로 가기 위한 단계인 것 같다"면서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올림픽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대표팀은 노란 스톤을 잡고 1엔드 후공을 펼친 끝에 바로 1점을 얻으며 스웨덴팀의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스웨덴이 2엔드에서 두 팀 모두 무득점인 '블랭크 엔드'로 만들었고, 3엔드에서 2점을 획득하며 1-2로 역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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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은 이어 4엔드에서 선공 팀이 점수를 내는 '스틸'로 1점을 가져갔다. 5엔드에서 한국이 후공으로 나섰지만 1실점을 추가하며 1-4가 됐다.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이었지만 한국팀은 포기하지 않았다. 6엔드에서 1점을 만회했다.
그러자 스웨덴팀이 7엔드에서 무려 3점을 득점하며 점수는 2-7까지 벌어졌다.
한국팀은 8엔드에서 1점을 만회했지만, 9엔드가 끝난 뒤 3-8로 점수가 5점차까지 벌어지자 먼저 패배를 인정하며 스웨덴팀에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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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감독까지 모두 '김씨'여서 주목받았던 대표팀은 김초희를 제외한 네 명의 선수가 모두 의성 출신이다.
친구였던 김은정과 김영미는 고1 때 처음 방과 후 활동으로 컬링을 시작했다.
김경애는 친언니 김영미가 있는 컬링장에 물건을 가져다주러 갔다가 얼떨결에 따라 하게 됐다.
또 김경애가 학교 칠판에 '컬링 할 사람 모집'이라고 적었는데 김선영이 지원했다.
(좌) Youtube '엠빅뉴스', (우) 연합뉴스
김초희는 경기도 출신 고교 유망주로 졸업 후 경북체육회에서 둥지를 텄고, 의성컬링훈련원에서 훈련하다가 나머지 선수들과 만났다.
중·고등학생이던 다섯 컬링 소녀의 간절한 꿈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이라는 값진 새 역사를 만들었다.
비인기종목이라는 이유로 지원을 제대로 못 받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기적을 만들어낸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세계 정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다섯 선수들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줄 눈부신 성장에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진민경 기자 minkyeo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