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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한국 쇼트트랙 국가 대표팀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 최강임을 몸소 입증했다.
전통의 '효자종목'이라고 손꼽히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여전한 효자종목이었다.
쇼트트랙 국가 대표팀은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고 스피드스케이팅 역시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더군다나 장거리 간판 이승훈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살아있는 전설'임을 세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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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한국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이 세계적인 수준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끊임없는 훈련과 뛰어난 기술 덕분이다.
이들 종목은 결승선에 신체 일부가 아닌 스케이트 날 앞부분이 통과하는 순간 골인 기록으로 인정된다.
불과 몇초 차이로 순위가 좌우되는 경기 특성상 초고속 카메라가 승자를 가려내는 짜릿한 상황이 벌어지는 일은 흔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결승선에서 스케이트 '날 들이밀기'라는 기술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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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초 차이로 메달을 구분짓는 '날 들이밀기' 기술을 최초로 사용한 선수가 있었으니 다름아닌 '쇼트계의 시조새' 김기훈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기훈 전 선수는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인 지난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5,000m 계주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선 후 막판 '날 들이밀기'로 대 역전극을 이뤄냈다.
당시 듣도 보도 못한 '날 들이밀기' 기술은 김기훈 전 선수를 시작으로 빙상계 후배들에게 전수돼 이어졌다.
김동성 선수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000m 결승 출전 때 '날 들이밀기' 기술을 통해 0.053초 간발의 차이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이변이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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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들이밀기' 기술은 한국 쇼트트랙을 세계 최강으로 만든 무기이자 마지막 순간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승부의 상징이 됐다.
한국이 '날 들이밀기' 기술로 자주 역전극을 펼치자 결국 보다못한 주변국들이 견제에 나섰고 이제는 어느덧 전 세계 쇼크트랙 종목 선수들이 갖춘 표준 기본기 자세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참고로 현재 규정에 따르면 쇼트트랙의 경우 '날 들이밀기' 기술을 쓸 때 스케이트 날이 빙판에서 떨어지면 실격처리가 된다.
개구리 장갑에 이어 앞선 '날 들이밀기' 기술까지 세계 쇼트트랙 선수들이 따라하게 만든 한국 쇼트트랙.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빙상 강국임을 다시 한번 증명함에 따라 '효자종목'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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