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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아있는 전설 스벤 크라머가 진정한 스포츠퍼슨십을 보였다.
지난 24일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 진출한 이승훈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함께 결승에 진출한 정재원은 8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메달 획득에 아쉽게 실패했다. 함께 경기에 나선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 또한 16위를 기록했다.
경기 직후 이승훈은 정재원과 함께 경기장을 돌며 관중들에게 인사했다.
SBS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때 응원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바로 크라머가 매스스타트 종목 초대 챔피언에 오른 이승훈에게 직접 축하 인사를 건네는 장면이었다.
크라머는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황제'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올림픽 무대에서만 메달 9개(금 4개·은 2개·동 3개)를 따낸 실력파 선수다.
그는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도 5,000m 3연패를 달성했다. 그런 자신과 겨뤄 금메달을 따낸 이승훈에게 크라머가 먼저 다가간 것이다.
안전펜스에 기대어 휴식을 취하고 있던 크라머는 자신 앞으로 이승훈과 정재원이 지나가자 몸을 일으켜 뒤따라갔다.
SBS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그리고는 둘의 어깨를 두드리며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던 이승훈과 정재원도 웃으며 "땡큐"라고 화답했다.
정정당당히 승부하고 결과를 인정하는 크라머와 우리나라 두 선수의 훈훈한 장면은 카메라에도 포착되며 그대로 전파를 타 더욱 화제를 모았다.
한편 크라머는 이승훈뿐만 아니라 이상화 등 우리나라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과도 두터운 우정을 나누고 있기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글로 네덜란드 곳곳을 소개하는 등 여러 차례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 바 있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