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생녀"... 혐의 부인 대신 교리 설파한 한학자 총재
김건희 특검 수사팀 앞에 선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나는 독생녀"라는 교리를 거듭 강조하며 혐의는 대체로 부인했습니다.
수사팀은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소환 조사 하루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지난 18일 JTBC 뉴스룸에 따르면 한 총재는 17일 실시된 특검 조사에서 아홉 시간 넘게 조사를 받으면서도 대부분의 질문에 부인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러나 조사 시간 상당 부분을 통일교 교리를 설명하는 데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자신을 "독생녀"라고 칭하며 "하나님의 유일한 직계 혈통의 딸"이라는 통일교 핵심 교리를 반복적으로 설파했습니다.
조사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도 같은 태도를 보였습니다. 한 총재는 "권성동 의원에게 1억원을 왜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라고 했고,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백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샤넬백이 무엇인지 모르고 준 적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검은 "샤넬백 건넨 정황 확보"
특검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씨에게 샤넬백이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한 총재의 승인 아래 명품을 구매했고, 이를 건진법사에게 넘겼다는 진술과 정황 증거도 확보한 상태입니다.
특검은 이번 사건을 단순 부인으로 넘기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 교사 등 네 가지 혐의가 적용됐으며, 정원주 전 비서실장 역시 동일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한 총재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원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건진법사를 통해 김건희 씨에게 명품 선물을 제공하고, 통일교 현안을 청탁한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특검은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신속히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한학자 총재와 정원주 전 비서실장의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