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4일(금)

"가방은 나를 드러내는 패션 아이템"... 수백만원 디올백 제치고 MZ세대 사로잡은 브랜드의 정체

코치, MZ세대들 사이에서 '잇템'으로 급부상


미국 명품 브랜드 '코치(COACH)'가 브랜드 비전으로 내세운 젠지(Gen Z) 세대와의 정서적·문화적 공감이 제대로 통했다.


업계에 따르면 코치의 모회사 '태피스트리'의 올해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16억 달러(한화 약 2조 1720억 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주요 명품업체들이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태피스트리의 '깜짝 실적'이 특히나 주목받고 있다.


태피스트리가 거둬들인 놀라운 실적은 그룹 대표 브랜드인 '코치'로부터 시작됐다. 실제로 코치는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13억 달러(한화 약 1조 7650원)의 매출을 통해 그룹 전체 매출의 80% 상당을 차지하는 등 수익률을 견인했다.


Instagram 'coach'


태피스트리 CEO 조안 크레보세랏은 한 분기 동안 약 80만 명의 새로운 소비자가 코치에 유치됐으며, 이 중 60%가 Z세대와 밀레니얼 등 젊은 층이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중저가 명품 브랜드 코치의 합리적인 가격 등이 불황 장기화 속 매스티지(대중적 명품) 브랜드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코치의 인기 요인에 대해 "소비자들이 세계 경기의 둔화 속에서 너무 비싸지 않으면서도 품질과 가치가 괜찮은 제품을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간급 명품' 브랜드들이 초호화 명품이나 저가 패스트패션 브랜드들보다 경제 불확실성을 잘 헤쳐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치 / gettyimgesBank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추구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코치의 노력도 통했다.


코치는 지난 2022년 브랜드 이미지를 기존의 '접근성을 갖춘 럭셔리(accessible luxury)'에서 '표현하는 럭셔리(Expressive Luxury)'로 전면 개편했다.


개인의 감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에 맞춰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으로 '표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코치는 배우 엘르 패닝, 래퍼 이영지 등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스타를 앰배서더로 내세워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했다.


코치 글로벌 앰배서더 래퍼 이영지 / Instagram 'youngji_02'


또한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주요 브랜드와의 협업 강화, 온라인 마케팅 등을 통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소비 욕구를 제대로 자극하며 인기 브랜드로 '급부상'했다.


실제로 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 수를 보유한 메가(Mega) 패션 유튜버가 소개하는 코치 제품 관련 영상은 조회수 10만 뷰를 거뜬히 넘길 정도다.


가격 프리미엄과 희소성에 의존한 기존 명품 브랜드 보다 트렌디하고 실용적인 디자인, 감성적인 마케팅에 의존한 코치의 선택이 Z세대를 사로잡은 것이다.


한편 코치 코리아는 한국소비자포럼과 미국 브랜드 평가 기관 브랜드 키(Brand Keys)가 공동 주관하는 시상식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에서 여성 가방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코치 글로벌 앰배서더 래퍼 이영지(왼쪽)와 배우 엘르 패닝(오른쪽) / Instagram 'youngji_02', Instagram 'ellefan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