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8일(금)

화재 현장서 노부부 구하고 숨진 29살 임성철 소방장에게 친구가 남긴 눈물의 추모글

고 임성철 소방장 / 뉴스1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제주지역 창고 화재 현장에서 80대 노부부를 구한 뒤 불을 끄다 순직한 고(故) 임성철 소방장(29·특진 추서 전 소방교)을 향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4일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 온라인 추모관에 마련된 고 임성철 소방장을 추모하는 공간이 추모 글이 이어지고 있다.


1만 8천명 이상이 온라인 헌화를 했고 추모 글도 160개 이상 게재됐다.


사고 현장에서 묵념하는 남화영 소방청장 / 뉴스1


추모글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글이 있다. 한 추모객은 임 소방장의 친구라고 밝혔다.


그는 "너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너랑 술 한잔 하면서 쓸데없는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성철아, 계속 너를 부르고 싶다. 보고 싶고 고생했다. 사랑한다"며 애끓은 마음을 쏟아냈다.


뉴스1


퇴직 소방관이라고 밝힌 또 다른 추모객은 "임 소방장의 숭고한 희생은 우리 소방인의 정신을 나타낸 것"이라며 "늘 국민의 안전을 우선하여 근무해 온 소방관님들의 안전을 기원하고 하늘에 계신 순직 소방관님들이 천상에서 평안히 잠드시기를 빈다"고 말했다.


소방관 출신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5년 전 소방에 입문한 29살의 젊은 소방영웅이 또 화재 현장에서 국민을 지키다 이렇게 떠났다"며 "뜨거운 그의 사명도, 빛나던 젊은 꿈도 미래도 이제는 모두 저 하늘의 별이 되어버렸다"고 추모했다.


임 소방장은 제주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 소속의 5년차 소방대원이었다. 그는 지난 1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감귤창고 화재 진압 중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킨 뒤 불을 끄다가 강한 바람에 무너져 내린 창고 외벽 콘크리트 처마 잔해에 머리를 맞고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각종 사고현장을 누비며 활약했던 임 소방장은 이날도 가장 먼저 화재 현장에 도착해 불을 끄다 사고를 당했다.


2일 제주시 연동 제주소방안전본부 1층 회의실에 마련된 고 임성철 소방장의 시민분향소에서 제주도 김성중 행정부지사와 간부 공무원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 사진 제공=제주도


임 소방장 장례는 제주특별자치도장(葬)으로 치러진다.


내일(5일) 오전 10시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장례위원장으로 하는 영결식이 엄수된다. 임 소방장의 유해는 같은 날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고인에게 1계급 특진(소방장)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