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중국 전역에 호흡기 질환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초등학생 환자들이 병원에서 수액을 맞으며 공부하는 모습이 공개돼 마음을 아프게 했다.
지난 29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의 외신에 따르면 중국 곳곳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확산하고 있다.
감염자가 많은 학급은 임시휴업에 들어가고 정상적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학급도 상당수 학생들이 결석하고 있다.
어린 아이들에게도 확산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병원 대기 시간까지 속수무책으로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하이 소아과 병원들은 환자의 진료 대기 시간만 4시간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베이징, 광둥, 푸젠 등의 소아과 병원들은 38도 이상의 고열 증세를 보이는 호흡기 질환 어린이들로 병실이 부족한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에 일부 병원에서는 아이들이 병원 대기 시간에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특별 숙제구역(Special homework zones)'을 설치 했다.
복도에 책상과 의자를 놓고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공개된 현지 사진을 보면 손에 수액을 달고 있는 어린 학생들이 공부에 여념 없는 모습이다.
아이들과 함께 병원을 찾은 엄마들은 아이가 숙제에 집중하고 있는지 감시하기도 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숙제를 너무 많이 요구해 자녀가 병원에서조차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도 공부를 하는 안타까운 모습이 SNS를 통해 확산되자 "아픈데 공부를 강요하는 행동"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중국 베이징 교육 당국은 지난 25일 일선 학교에 "호흡기 질환 확산으로 어린이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건강 안전 보장을 위해 감염 교사 및 학생은 완치 때까지 등교하지 말고 집에서 쉬어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발병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지 말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산둥성 교육청도 "호흡기 전염병 확산 방지를 최우선으로 삼고, 완치되지 않은 학생들이 숙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전문가들을 동원해 호흡기 질환 확산에 대한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상하이 푸단대 부속 화선병원 장원훙 감염과 주임은 중국 중안TV(CCTV)에 출연해 "중국은 호흡기 질환에 대처할 수 있는 전문 지식과 보건 자원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으니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19 같은 신종 바이러스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