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8일(금)

"여대 이력서는 거른다"...정부, 금융사 직원 블라인드글 실태조사 착수

메이플스토리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각종 게임 영상에 '남혐 손가락'이 등장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여러 후폭풍도 이어지고 있다.


해당 논란을 둘러싸고 첨예한 젠더 갈등이 이어지던 중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대 이력서는 거른다"라는 글이 올라왔고, 이 글을 정부가 조사하기로 했다.


지난 29일 고용부에 따르면 특정 기업에서 여대 출신 구직자에게 채용상 불이익을 주는 관행이 있다는 신고가 익명신고센터를 통해 나흘간 약 2800건 접수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고용부는 익명신고 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 곧바로 실태조사 등에 착수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6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페미 때문에 여자들 더 손해 보는 거 같은데?"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을 게시한 A씨가 다닌다고 표기된 회사는 'KB부동산신탁'이었다.


A씨는 "일단 우리 부서만 해도 이력서 올라오면 여대는 다 걸러버림"이라며 "내가 실무자라 서류평가 하는데 여자라고 무조건 떨구진 않는데, 여대 나왔으면 그냥 자소서 안 읽고 불합 처리줌"이라고 말했다.


블라인드


이어 "이번에 넥슨 사태 보니 게임회사도 이제 여자 좀 거르는 팀들 생겨날 거 같다"라며 "난리 치면 칠수록 기업에서는 여자들 극성맞다고 더 안 뽑아줄 텐데. 그 정도 생각이 있었다면 이미 이렇게 행동 안 했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한 이용자가 해당 글 지우지 말라고 하자 A씨는 댓글을 달았다.


그는 "아니 난 글 안 지울 거니까 신고하고 결과 좀 알려줘라"라고 맞섰다.


다른 기업에 재직 중인 B씨도 댓글을 달고 "안타깝지만 우리 회사도 그러고 아는 애들 회사도 여대면 거르는 팀 많음"이라고 말했다. 


블라인드


이후 실제로 신고가 이뤄졌다. A씨는 글을 지우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 블라인드에서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작성자가 지웠는지 운영진이 지웠는지 여부는 전해진 바 없다.


온라인 공간에서 그저 논쟁을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했을 수 있는 말이지만, 신고가 들어온 만큼 정부는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고용부는 A씨가 다닌다고 표기돼 있는 기업을 조사하고 추가로 비슷한 의혹이 제기된 2곳을 더해 총 3곳을 조사할 방침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다만 고용부 익명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 대부분은 불이익을 겪은 당사자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인드 게시글을 보고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제 3자의 신고라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에 따라 채용 당시 성차별이 확인될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