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연하 남편과 살면서 어려 보이고 싶어 필러 시술을 감행했다가 코가 녹아버렸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The New York Post)는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52세 여성 크리스타 카슨(Krysta Carson)의 사연을 소개했다.
카슨은 최근 잘못된 필러 시술로 인해 코를 잃었다.
그녀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얼굴이 타들어가고 녹아내리고 떨어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었다"라면서 "끔찍한 시련을 겪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카슨의 이야기는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42살이던 카슨은 막 중년에 접어든 많은 여성들처럼 점차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품게 됐다. 나이가 들면서 외모가 변해갔기 때문이다.
특히 10살 어린 남편과 함께 있을 때면 우울감은 더욱 심해졌다.
그녀는 20년간 보톡스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나이보다 늙어 보인다는 사람들의 말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카슨은 "남편이 10살 어린데, 남편이 여기(시애틀)에 온 후 약 2주 동안 무려 세 번이나 남편의 엄마로 오해받았다"라고 한탄했다.
이어 "목 때문인지, 뺨 때문인지 아니면 무엇이 우리의 나이 차이를 드러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뭔가 조치를 취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카슨은 2015년 한 외과의사에게 필러 시술을 받았다.
안전하고 좋은 의사에게 시술을 받는 것 같아 동의서에 서명했는데, 당시 동의서에는 멍과 부기, 감염 위험에 대한 경고만 적혀 있었다고 한다.
동의서를 보고 별로 걱정할 만한 내용이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이듬해부터 매년 미간 주름에 필러 주사를 맞았다.
처음에는 결과가 만족스러웠다. 2020년 10월 12일, 그녀의 삶을 영원히 바꿔놓을 주사를 맞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카슨은 다가오는 결혼식 공연에서 최상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그날 주사를 맞았다.
하지만 시술 후 늦게 집에 돌아온 카슨은 저리고 따끔거리는 느낌과 함께 말이 어눌해지는 등 여러 가지 이상한 증상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자 카슨은 다음 날 아침 외과의사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즉시 내원하라던 의사는 혈관을 건드렸다는 것과 상태가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의사는 6개월 안에 괜찮아질 것이라며 주사 부위를 치료할 수 있는 연고를 처방했다. 하지만 얼마 후 카슨은 의사의 진단이 사실이 아님을 깨달았다.
카슨은 2020년 10월 31일, 처방받은 국소 치료제를 바르고 있다가 갑자기 콧구멍 아래쪽이 윗입술에서 떨어져 나간 것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녀는 "왼쪽 콧구멍 전체가 떨어져 나가 작은 살점 조각이 매달려 있었다.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왼쪽 콧구멍 전체뿐만 아니라 입 안쪽도 그렇게 보였고 불이 붙은 것처럼 고통스러웠다"라고 덧붙였다.
그녀가 공개한 당시 사진에는 얼굴 피부 일부가 검게 변하고 반쯤 괴사한 코의 모습이 담겼다.
알고 보니 필러 주입이 잘못돼 주입된 액체가 피부에 산소와 영양분을 차단하는 혈관 폐색을 일으킨 것이었다.
일반적으로는 경미한 증상이지만, 카슨의 경우 심각한 동상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조직 괴사를 경험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됐다.
말 그대로 얼굴을 잃은 그녀는 재건 수술 전문 의사를 찾아갔고 그곳에서 재건이 불가능 하다는 더욱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30년 동안 모델 겸 가수로 활동해온 그녀는 얼굴을 잃은 뒤 일을 할 수 없게 돼 충격은 더 컸다.
카슨은 "콧구멍이 없어지고 비강이 쪼그라들면서 호흡에 문제가 생겨 풀타임으로 다시 일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그녀는 코 스텐트가 장착된 인공 콧구멍을 착용하고 숨을 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카슨은 "여전히 망가지고 상처투성이지만, 2년 동안 착용하고 있는 인조 코 덕분에 어느 정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그녀는 "얼굴에 더 잘 맞는 새로운 인조 코를 구하기 위해 저축을 하고 있다"면서 "이런 시련을 겪은 후 3년 전 보톡스와 필러 시술을 모두 중단하고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을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