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8일(금)

한국 지하철 출·퇴근길 노리고 '원정 소매치기' 온 러시아 도둑들, 1·9호선에 출몰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혼잡한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에서 소매치기를 하던 러시아 원정 소매치기단 3인조가 경찰에 붙잡혔다.


23일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지난 13일 명동역에서 러시아 국적 여성 A씨(38)와 남성 B씨(45)·C씨(45) 등 3명을 특수절도(소매치기) 혐의로 긴급체포해 15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 일당은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1·3·9호선 등 혼잡한 ·퇴근시간대를 노려 지하철 승객들의 지갑 등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이들은 9일간 총 45시간 지하철에 머물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죄수익금으로 추정되는 현금 558만 7,000원과 백화점 상품권 154만 5,000원 등 총 713만 2,000원 상당의 금품과 이들이 사용한 휴대전화 3대를 압수했다.


지난 8일 지하철 지갑 도난 신고를 받고 범행을 확인했던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들의 범행을 확인한 뒤 13일 명동역에 잠복해 현장에서 검거했다.


SBS '모닝와이드'


경찰이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이들은 서로 역할을 분담해 체계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여성 A씨가 피해자의 주의를 끄는 이른바 '바람잡이' 역할을 했고, C씨는 피해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돌리는 '안테나' 역할을, B씨는 피해자의 가방에서 직접 지갑을 빼내는 '기계' 역할을 맡았다.


지난 4일 오후 4시께 촬영된 CCTV 영상에는 9호선 급행(노량진역~동작역) 열차에서 A씨와 C씨가 피해자를 에워싸고 주변의 시선을 차단한 사이 B씨가 지갑을 쏙 빼내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들은 주로 에코백처럼 잠금장치가 없는 가방을 멘 여성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


경찰에 따르면 동네 친구 사이인 이들은 입국 전인 지난달 17일 SNS를 통해 소매치기 범죄를 모의하고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한국에서 15일 이내로 범행을 마치고 도주할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일 오후 7시께 한국에 입국한 이들은 15일 출국할 비행기표도 미리 구매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들은 "관광과 쇼핑을 목적으로 한국에 왔다"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3인조는 범행 대상을 물색하면서 "사람이 없다. 훔칠 건 많지만 사람이 없어서 안 좋다", "사람이 없을 때는 조심해라", "저녁 8시 이후 1호선 노량진역 방면에 사람이 많다. 맞춰 가겠다"라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


경찰은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압수한 휴대폰 3대를 포렌식하고 상품권 일련번호 등을 조회해 추가 피해가 없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지하철 내 소매치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방을 옆이나 뒤가 아닌 앞으로 메고 탑승해야 하며 되도록 잠금장치가 없는 가방은 메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주변에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없는지 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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