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경기도 수원의 한 유치원에서 4살 아이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치원에 보관돼 있던 사고 관련 CCTV 영상은 모두 삭제된 상태였다.

지난 14일 MBC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경기도 수원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4살 남자아이 박 모군이 교사가 닫은 교실 문에 새끼손가락이 끼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빨간색 상의를 입은 박 모군이 복도 끝에서 달려오자 교사는 아이들을 데리고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교사는 곧장 두 손으로 문고리를 잡더니 문을 닫았고, 이 과정에서 달려오던 박 모군의 새끼손가락이 문 틈에 끼었다.

놀란 아이는 울면서 원장실로 뛰어갔지만 교사는 교실 밖으로 나와 지켜보기만 할 뿐 따라가지 않았다.

결국 사고 8시간 만에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박 군은 손가락 대부분이 잘려나갔다는 '아절단'(거의 절단된 상태)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손가락에 철심까지 박았지만 "100%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소견을 내놨다.

박 군의 부모는 "(교사가) 왜 그렇게까지 문을 두 손으로 밀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아울러 유치원 측에 은폐 의혹을 제기하며 수술 전부터 원장에게 CCTV 영상을 보관해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유치원에 갔을 땐 사고 당일은 물론 이전 수개월 치 영상이 모두 삭제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군은 지난 4월에도 유치원에서 글루건에 화상을 입었는데 당시 CCTV 영상 역시 사라져 있었다.

결국 부모는 사고 내용이 담긴 장면 대신 원장이 직접 휴대전화로 찍었다는 CCTV 화면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교사는 "박군을 따라 아이들이 교실 밖으로 나갈까 봐 문을 닫은 것뿐"이라며 "문을 닫을 당시엔 박군을 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유치원 원장 또한 "CCTV 영상을 직접 지우지 않았다. 저장 용량 부족으로 영상들이 자연 삭제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유치원 원장과 교사를 아동학대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했으며 조만간 이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삭제된 유치원 CCTV 영상 복구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