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8일(금)

"키오스크로 주문 했는데 무슨 팁?"...'팁 문화' 원조인 미국에서도 불만 폭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미국 레스토랑을 지배해 온 '팁 문화'가 새로운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식당에서도 키오스크가 도입된 이후 팁을 주는 것에 대해 소비자들이 불만을 품기 시작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미국의 성인 1만 1,9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팁 문화 관련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전했다.  


최근 키오스크가 널리 퍼지면서 (고물가 여파로) 팁을 의무화하는 사업장이 늘어나는 등, 팁 문화의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이번 조사를 진행하게 된 배경이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49%는 '상황에 따라 팁을 줄지 말지 판단한다'라고 답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팁을 의무라고 생각한 소비자는 29%에 그쳤다. 


키오스크가 도입된 패스트푸드, 카페 등에선 팁을 주는 미국인이 현저히 적었다. 패스트푸드점과 카페 각각 12%, 25%에 그쳤다. 


반면 키오스크가 아직 도입되지 않은 식당에선 응답자 중 92%가 팁을 낸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의 77%는 '서비스의 질을 만족할 때 팁을 낸다'고 했으며 '사회적 압박감 때문에 억지로 팁을 낸다'는 답변은 23%에 그쳤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미국인이 주로 팁을 내는 서비스는 미용실(78%), 술집(70%), 택시(61%) 순이었다. 미국 소비자에게 팁은 주로 '대면 서비스'에 만족했을 때 건네는 개념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키오스크 도입은 19세기부터 미국 요식업계를 지배해 온 팁 문화에 새로운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다. 키오스크는 소비자 스스로 주문하는데 왜 팁을 내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팁 문화는 15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오늘날과 같은 팁 문화는 1850년대 미국과 캐나다에서 시작된 것으로 본다. 


미국과 캐나다의 부유층들이 유럽 귀족들의 행동 양식을 따라 하면서 식당 웨이터한테 약간의 수고비를 내줬는데, 이것이 관습으로 정착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5월 미 금융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팁 문화를 둘러싼 미국 내 갈등을 소개한 바 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에선 키오스크로 주문을 한 뒤 제품 가격의 10~20%를 팁으로 요구하는 안내 메시지가 뜨는데, 이에 대한 소비자의 반발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비자는 팁 요구 메시지가 뜰 때마다 이를 거절하고 있다면서도 "일종의 감정적인 협박"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