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병원 화장실에서 도주했다가 약 63시간 만에 극적으로 경찰에 붙잡힌 '도주범' 김길수.
그의 위치·소재 파악과 최종 검거 때까지, 가장 큰 공을 세운 이는 예리한 관찰력을 보여준 여성 경찰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일 경찰에 따르면 김길수는 검거 직전인 전날(6일) 오후 9시 10분께 여자친구인 A씨에게 공중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당시 A씨와 함께 있던 의정부경찰서 강력팀 소속 여경 이선주 경사는 이 전화를 포착했고, 김길수의 위치·소재를 빠르게 파악했다. 이 덕분에 검거 작전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었다.
A씨는 김길수 도주 후 첫 택시비 10만원을 대답해 경찰 조사를 받은 인물이었다. 이 경사는 김길수가 A씨에게 또다시 연락할 것이라 생각했고, 그와 라포(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뤄지는 인간관계) 형성을 시도했다.
식사도 같이 하면서 벽을 허물려고 했다. 그러다 의정부시 소재 한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던 중 이 경사는 A씨에게 전화가 걸려온 것을 보았다.
상대방 번호가 '이름'이 없는, 휴대전화 번호가 아닌 일반 번호가 찍혔다는 것을 알고 즉각 경찰 상황실에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약 10분 만에 발신지가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의 한 공중전화 부스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이 인근으로 빠르게 출동했다. 이후 도주하는 김길수를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청은 김길수의 소재를 파악한 공로를 인정해 이 경사를 경위로 한계급 특별승진 임용했다. 아울러 공중전화 위치를 신속하게 파악한 경기남부경찰청 안양동안경찰서 김민곡 경장도 경사로 특별승진 임용했다.
특별승진자 2명 외에 김씨 사건 공조·검거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의정부경찰서 김경수 경사와 안양동안경찰서 서형렬 경감에게는 경찰청장 표창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