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14일(목)

'숙대 화장실 살인' 예고에 출동한 경찰, 여대생에게 "들어가 확인해 달라" (영상)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숙명여자대학교 여자 화장실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며 SNS에 글을 올린 남성이 붙잡힌 가운데 수사 과정에서 경찰관의 태도가 논란이다.


지난 23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21일 새벽 트위터에 살인예고 글이 올라왔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출동한 경찰은 학교 내부와 주변을 수색했고 피해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SBS 보도에 따르면 출동한 남성 경찰관은 수색 과정에서 별도의 상황 설명 없이 복도를 지나가는 여학생에게 화장실에 누가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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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을 받은 여학생은 화장실을 살펴보러 들어갔고 경찰 세 명은 문밖에 서 있었다. 


이내 학생이 "안에 아무도 없다"고 말하자 경찰은 별다른 설명 없이 "고맙다"며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화장실을 살핀 학생은 "몰카 같은 거 확인해 달라는 말씀인 줄 알고 가볍게 응했다"며 이후 친구들로부터 살인예고 글이 올라와 경찰이 출동했던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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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정말 큰일 날 뻔한 일이었는데 왜 저한테 그런 일을 시키시는지 좀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용산경찰서는 "남경이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면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어 부득이 대처했다"고 해명했다. 여경을 동원하지 않은 이유에는 "휴일 집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행법상 경찰관은 사람에 대한 위해를 막기 위해서라면 화장실을 포함해 공개된 장소에 출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용산경찰서는 해당 경찰관들의 행동이 미숙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피해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징계 여부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사건 조사는 글을 올린 남성 A씨의 거주지 관할인 송파경찰서가 이어가고 있다.


A씨가 올린 글에는 "오늘 오후 12시에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서 막무가내 살인을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2016년에 벌어진 강남역 화장실 살인 사건이 언급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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