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보호시설에서 서로 의지했던 중증장애인 커플, 주변 사람 도움으로 결혼식 올려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대구에 있는 한 보호시설에서 24년간 서로 의지하며 사랑을 키워 온 중증 장애인 커플이 마침내 주변 도움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21일 연합뉴스TV는 중증장애인 커플인 김성희(54)·이경남(62) 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둘은 24년 전 시설에서 처음 만났다.
지난 2월 혼인신고를 올린 둘은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결혼식을 미처 올리지 못했다. 그런데 이들의 소식을 들은 보호시설 관계자와 복지기관·민간업체가 힘을 합쳐 결혼식 비용을 지원해 줬다.
신랑 이 씨는 "살아생전에 결혼할 수 있을까 생각도 안 했는데 여러분들이 도와줘서 같이 결혼식 하니까 경사스럽다.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신부 김 씨도 결혼한다는 사실이 아직 믿기지 않는다는 듯 다소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이 씨의 얼굴을 보고선 웃음꽃을 활짝 피웠다.
김 씨는 이 씨를 바라보면서 "너무 예뻐요. 원래 예쁜데 화장해 놓으니까 미남이죠"라며 신랑을 자랑스러워했다. 이들이 나온 보호시설 대구 희망마을에는 노숙인과 중증장애인 약 600명이 살고 있다.
사회서비스기관인 대구행복진흥원은 600명의 시설인들이 사회로 자립하는 것을 돕고 있다.
정순천 대구행복진흥원장은 "장애인이 사회로 나가 보통의 가정을 꾸리고 지역민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아주 이상적인 탈시설 모델이라 생각한다"고 이번 결혼을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