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14일(목)

요즘 경찰들 사이에서 '무인 가게' 때문에 일하기 벅차다는 말 나오는 이유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최근 우리가 사는 지역 곳곳에는 '무인 가게'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 상주하는 사람은 없고, 포스기·키오스크·물품만 있는 매장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불필요한 대화를 하지 않아도 되고, '뭘 고르나~' 보는 직원이 없어 자유로이 물품을 살지 말지 고민할 수 있어 좋아한다. 장시간 고르다 적게 사도 눈치 보지 않아도 돼 좋다는 반응도 있다.


점주들은 인건비를 아낄 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은다. 고객과 불필요한 트러블을 겪지 않아도 돼 좋다는 반응도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이 무인 가게가 '범죄'의 타겟이 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페쇄회로(CC)TV가 보든 말든 물건을 절도해가고, 계산 없이 취식을 하고 심지어 돈까지 털어가는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점주들은 "이러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면서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외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촉법소년들이 무인가게를 범죄의 타깃으로 삼는 사례까지 나타나면서 시민들도 처벌 강화·대책 마련 등을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일선 경찰들은 시민들과는 조금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들어 일선 경찰서에는 '무인 가게 점주'들의 지속적인 절도 신고가 이어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무관용'을 한다는 뜻으로 아이스크림을 10개 넘게 샀는데도 1개를 실수로 바코드 안 찍은 것까지 잡아달라고 신고를 한다는 것이다.


과중한 업무에 부하가 이어져 해당 신고를 안 받으려고 하는 때에는 '청문관실'과 같은 곳에 추가 항의를 하는 점주도 있다는 게 일선 경찰의 증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있는 일부 시민은 무인 가게 점주들의 지속적인 경찰 신고에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게 자체적으로 필히 갖춰야 할 절도 방지 및 보안 사안들을 '세금'으로 운영되는 경찰·공권력에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알바생·경비를 고용하며 비용을 치르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 비용을 아낀 뒤 벌어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민의 세금을 쓰는 꼴이라는 것이다.


한 시민은 "경찰이 무인가게 경비원이 아닌데, 아이스크림 1개 과자 1개 때문에 매일매일 절도 신고를 받으면 정작 할 일을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라는 의견을 남겼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지난 14일 서울 노원구 한 무인 가게에서는 젊은 남녀 3명이 현금을 몽땅 털어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광주 서구에서는 초등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자와 아이스크림을 훔쳐먹다가 적발됐다.


경찰에 따르면 2021년 3월부터 2022년 6월까지 15개월간 무인점포에서 발생한 절도사건은 총 6344건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