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 진영에 유리한 뉴스는 믿고, 불리한 뉴스는 안 믿는다'는 통념이 실제 여론 조사 결과로 나타났다.
18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 3월 10~16일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STI)는 '미디어의 이용과 확증편향층의 형성 및 그 특징'과 관련해 만 18~69세 성인남녀 105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응답자에게 진보·보수 성향이 각각 선호할만한 진짜뉴스와 가짜뉴스의 제목을 섞어 제시하고 각각 참과 거짓을 식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예를 들어 진보 성향이 선호할 진짜 뉴스로는 '2022년 대한민국 민주주의 지수가 여덟 단계 하락했다'라는 제목을, 보수 성향이 선호할 진짜 뉴스로 '민주당이 이사 추천에 응하지 않아 북한인권재단이 7년 째 출범을 못 하고 있다'는 제목을 넣는 것이다.
에스티아이는 응답자들에게 위와 같은 뉴스 제목을 진짜와 가짜로 나눠 보여주었다. 이어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1(완전히 거짓)~5(완전히 사실)까지 점수로 평가해 달라고 물었다.
평가 결과 뉴스의 진위보다는 진영 유불리에 따라 신뢰도가 크게 다르게 나타났다. 뉴스의 참·거짓을 판별하기보다는 자신의 정치 성향에 맞춰 뉴스의 신뢰도를 판단 한다는 것이 결과로 드러났다.
이를 토대로 양당 지지층 가운데 '확증편향층'을 추려냈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성을 뜻한다.
에스티아이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유리한 가짜뉴스에는 사실(4~5점)이라고 응답하면서, 반대 성향 진짜뉴스에는 거짓(1~2점)이라고 응답한 사람을 '확증편향층'으로 규정했다.
그 결과 민주당 지지층 303명 중 110명(36.5%)이, 국민의힘 지지층 253명 중 46명(18%)이 확증편향층으로 분류됐다.
민주당 지지층에서의 확증편향 비중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보다 2배 가량 크게 나타났다. 특히 50대, 60대에서 확증편향층 비중이 높게 나왔다.
응답자들은 '정치사회 정보를 얻기 위해 주로 어느 매체를 이용하는가'라는 질문에 확증편향층의 21.8%는 '유튜브'를 꼽았다. 반면 비확증편향층은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고 답한 비율이 8.1%에 그쳤다.
이는 지난 1월 국민의식조사에서 65.6%가 가짜뉴스를 '유튜브나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SNS에서 얻는다는 결과와 일치한다.
에스티아이 이준호 대표는 "유튜브에 몰입하는 5060 정치고관여층에서 확증편향이 두드러졌다"며 조사 결과 보수보다는 진보, 젊은 층보다는 5060 세대가 가짜뉴스에 낚일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함께 여론조사를 진행한 이상신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정치학박사)은 "유튜브 등 SNS 대부분이 이용자 성향에 일치 되는 정보만 제공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해 확증편향을 키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