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인천 송도 신도시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혹파리 떼가 나타나 입주자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16일 해당 아파트 입주자에 따르면 지난 달부터 아파트의 창문 틀과 화장대 서랍, 붙박이장 등에서 혹파리의 알이나 사체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이 아파트는 전체 1820세대로 이뤄진 대단지 아파트로 지난 2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입주 한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아 수백 세대의 주민들이 이미 건설사 측에 혹파리 등 해충 관련 하자 접수를 했다고 전해졌다.
같은 단지 내 오피스텔에서도 비슷한 하자 접수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입주자들은 신축 아파트에서 무슨 날벼락이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현재 건설사에서는 전문 방역 업체를 통해 순차적으로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수건에 약품을 적셔 가구 겉면을 닦거나 연무기로 뿌려서 소독하는 방식이다.
건설사 뿐만 아니라 입주자들도 자체적으로 방역을 시도하고 있지만 혹파리 떼를 쉽게 박멸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세대는 방역 이후에도 혹파리가 보인다며 붙박이장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이 아파트에 입주 했다는 30대 A씨는 "아이 셋을 키우는데 이제 막 입주한 아파트에서 벌레와 함께 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매번 벌레를 잡고 약을 뿌리는데도 소용이 없어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고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또 다른 입주자 40대 B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방역이라도 하려 했으나 이마저 신청 세대가 많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방역을 완료한 세대도 완전 박멸이 되지 않았다는 경우가 많아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혹파리는 파리목의 혹파리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중국이나 인도 등에서 주로 서식한다.
혹파리 연구 분야 전문가이자 이흥식 농림축산검역본부 농업연구관에 따르면 혹파리 발생은 붙박이장과 같은 목재 가구와 연관이 크다.
나무 가공 과정에서 혹파리 유충이 알 또는 번데기 상태로 있다가 성충이 되면서 가구 틈으로 빠져나와 불빛이 있는 쪽으로 향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해외 조사에서도 비슷한 장소에서 발견된 경우가 있으며 살충 성분이 가구 내부까지 침투되기는 힘들어 원인 자체를 제거하는 것 외엔 박멸이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2021년 인천 서구 검단 신도시 한 아파트 일부 세대가 혹파리 떼로 골머리를 앓은 바 있다.
또 같은 해 경기 김포에서, 2018년 화성에서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혹파리는 흡혈을 하거나 병을 옮기는 해충은 아니지만 크기가 매우 작아 음식물이나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갈 수 있다.
또 곤충 껍질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해로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