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14일(목)

40도 고열 시달리던 5살 아이, 서울 한복판서 '응급실 뺑뺑이' 돌다 결국 숨졌다 (영상)

YouTube 'SBS 뉴스'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서울 한복판에서 40도 고열에도 입원할 병상이 없어 5세 어린이가 결국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6일 SBS에 따르면 6일 밤 서울 광진구 군자동에 사는 5세 A군은 40도의 고열에 시달리다가 호흡이 가빠졌다. 


A군의 부모는 구급차를 불러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동했으나 빈 병상이 없었다. 구급대원이 응급실 안 담당자와 직접 대화했지만 5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후 3곳의 병원을 더 돌아다녔으나 "병상이 없거나 진료를 할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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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A군은 "입원 없이 진료만 받겠다"는 조건을 달고 간 5번째 병원에서 '급성 폐쇄성 후두염'이란 진단을 받고 다음 날 새벽 귀가했다. 


그러나 아이가 계속 숨쉬기를 힘들어해 전날 갔던 응급실에 전화했으나 또다시 "입원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진료라도 받기 위해 응급실에 갈 채비를 하던 중 아이는 화장실 앞에 쓰러졌고, 구급차를 타고 가까운 응급실에 간 A군은 도착 40여 분 만에 숨졌다. 


A군의 아버지는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기다니. 병실이 없다고 진료가 거부되고 그런 현실이 참..."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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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이 진료받았던 응급실은 입원이 안 된다고 했던 것과 관련해 "12명이던 소아과 전공의가 최근 3명으로 줄었고, 그 상태에서 24시간 소아 응급실을 운영하다 보니 의료진이 번아웃돼 운영을 중단해야 할 때가 있다"고 했다. 


이어 "소아과 당직 교수가 (A군을) 정상적으로 진료했지만 하필 그 전 주에 운영이 잠시 중단됐었고, 복귀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던 안내 직원이 착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A군이 '응급실 뺑뺑이'를 돌아야 했던 것과 관련해 4개 대학병원의 소아과 전공의 현황을 보니 소아과 전공의가 아예 없거나 있는 병원은 3~4명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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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원으로 24시간 365일 당직 일정표를 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올해 소아과 전공의 정원은 159명이었지만 단 32명만이 지원했다. 또 대학병원 50개 중에서 38곳에 소아과 지원자가 없었다. 


정부는 어린이 공공진료센터를 만들고 야간과 휴일에 진료하는 병원을 더 늘리겠다는 대책을 내놨으나 이에 앞서 의사들이 소아과를 기피하는 이유를 잘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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