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14일(목)

'응급실 뺑뺑이', 서울에서도 있었다...구급차서 심폐소생술만 받다 사망한 응급환자

환자를 앞에 두고 병원을 찾는 응급 대원 / YouTube 'SBS 뉴스'


환자 태운 구급차, 응급실 찾으러 뺑뺑이 돌아...병원 찾지 못한 환자는 숨져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응급 환자가 응급실에 가지 못하고 '뺑뺑이'를 돌다 숨지는 사고.


병원이 부족한, 병원이 있어도 마땅한 응급시설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은 지방에서만 일어나는 줄 알았던 이 사고가 서울 한복판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 


지난 3월 대구에서도 10대 환자가 2시간 동안 병원을 찾지 못해 숨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서울에서도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이었다. 


16일 SBS는 응급실을 찾지 못해 숨진 50대 남성의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남성은 구급차 안에서만 총 4번 이상의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구급차 안에서 의식을 잠시 찾은 환자 / YouTube 'SBS 뉴스'


최근 서울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 대원들은 50대 남성이 쓰러진 곳으로 향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 대원은 심장이 멈춘 남성을 살리기 위해 구급차 안에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동시에 남성이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위해 수소문했다.


심장이 멈췄던 남성은 구급 대원의 도움으로 구급차 안에서 잠시 의식을 찾았다. 허나 구급 대원은 아직도 병원을 찾지 못했다. 남성은 현장에서 10km 떨어진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지고 말았다.


구급 대원이 응급실을 찾지 못한 이유는 병원에 마땅한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병원은 경증 환자로 가득 차 있다.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는 치료받고 싶어도 못 받는 상황이다. 이런 병원은 '모든 환자 불가'라고 표기돼 있다.


YouTube 'SBS 뉴스'


턱 없이 부족한 병상...원인은 경증 환자 수가 너무 많기 때문, 중증 환자가 있을 곳이 없어


병상이 남아 있더라도 무조건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병원 측에서 다룰 수 있는 환자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심정지 환자를 치료하지 못하는 병원이 그 예다.


2021년 기준 응급실 뺑뺑이는 총 7643건으로 집계됐다. 뺑뺑이만 돌다가 구급차 안에서 숨지는 경우는 아예 통계에도 잡히지 않았다.


환자 이송 여부를 적어 놓은 차트 / YouTube 'SBS 뉴스'


서울 기준 응급 병상은 약 1200개다. 인구 대비 병상수가 OECD 평균 세 배인데도 불구하고 늘 부족한 이유는 경증 환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경증 환자를 포함한 중증 환자 등 응급 환자를 구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YouTube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