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14일(목)

55년간 '무료 결혼식' 열어준 신신예식장...아버지 세상 떠나자 아들이 이어받았다

故 백낙삼 - 최필순 부부 / LG복지재단


아버지 뜻을 잇기 위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예식장을 운영하기로 한 아들 백남문 씨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55년 동안 무료 예식장을 운영한 백낙삼 대표가 세상을 떠난 가운데, 아들 남문 씨가 아버지의 뜻을 이어 예식장을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 15일 SBS는 남문 씨와 한 인터뷰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들은 아버지처럼 최소한의 사진값을 제외하고는 예식장 비용을 무료로 지원해 줄 계획이다.


지난 4월, 경남 마산에서 무료 예식장을 운영하던 백 대표는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백 대표는 가난하던 시절 길거리 사진사로 일하다가 1967년부터 마산에서 무료 예식을 진행하게 됐다.


YouTube 'SBS 뉴스'


그는 2021년 12월 진행한 인터뷰에서 "(제가)결혼에 한이 맺혔다"라며 "저처럼 돈이 없어서 결혼 못 하고 애태우는 분들 결혼시켜 드리고 나는 사진값만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돈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이들이 없기를 바랬던 것이다. 그렇게 백 대표는 55년 동안 무료 예식을 1만 5천 번 진행했다.


백 대표가 세상을 떠나자 많은 이들이 '무료 예식'도 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들이 아버지의 뜻을 잇기로 했다. 1남 4녀 중 넷째인 남문 씨는 아버지가 쓰러진 지난해 4월부터 하던 일을 그만두고 예식장을 운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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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된 아버지의 휴대전화와 사진기를 ㄱ ㅖ속 써..."아직도 아버지 폰으로 연락 주시는 분들 많이 있어"


사진을 전공한 남문 씨는 아버지가 사용하던 휴대전화와 사진기를 계속 쓰고 있다. 그는 "아직도 아버지 번호로 연락 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 그것을 통해 저희가 운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 폰이 없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또 만지다 보면 아버지 생각도 많이 나고"라며 백 대표의 휴대전화와 사진기를 쓰는 이유를 설명했다.


남문  씨는 아버지의 책임감을 닮고 싶어 했다. 그는 발인 당일에도 예정된 예식을 그대로 진행했다. 그 역시 최소한의 사진값만 받고 예식을 무료로 진행해 주고 있다. 


만약 사진값도 낼 형편이 안 된다면 그마저도 받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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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제가 맡아서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절대 걱정하지 마시라, 저는 아버지가 했던 일 그대로 계속 봉사활동 하겠다는 것을 아버지에게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신신예식장의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버님도 대단하셨고, 그 아드님 또한 대단하시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들", "나라에서 상이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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