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석태진 기자 =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실력 논란에 휩싸이며 사회적으로 뭇매를 맞았던 장현수와 그를 출전시킨 신태용 감독.
신태용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러시아 월드컵 당시 장현수와 나눴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31일 오전 신태용 전 감독은 서울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열린 '2018 한국축구과학회 컨퍼런스'에 강연자로 참석해 러시아 월드컵에 관한 리뷰를 했다.
감독직에서 내려온 후 첫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신태용은 이날 월드컵 기간 동안 많은 비난을 받았던 장현수와 나눈 이야기에 대해 전했다.
당시 장현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상대에게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페널티킥까지 내주며 주전 수비수답지 못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신태용은 독일전을 앞두고 장현수를 불러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불러서 괜찮냐고 물었더니 '안 그래도 한숨도 못 잤다. 제가 팀에 보탬이 되지 않아서 독일전은 안 뛰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더라"라고 전했다.
기성용이 부상당한 상황에서 신태용은 빈자리에 장현수가 들어가야 한다고 결심했던 터. 하지만 장현수의 부정적인 반응에 신태용은 날벼락을 맞은 느낌이었다.
결국 장현수를 설득하기로 결심한 신태용은 "'현수야 SNS 보니?'라고 했더니 안 본다고 하더라. 그래서 보지 말라고 했다. '보면 넌 죽고 싶을 거다. 그리고 난 이미 너보다 더하다. 그러니까 서로 보지 말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너랑 나는 한국에서 발붙이고 살수 없으니까 독일전 끝내고 서로 대표팀에서 떠나자. 나도 더 이상 감독할 수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신태용의 설득이 통해서였을까. 장현수는 조금 생각한 뒤 돌아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결국 장현수와 신태용 감독은 지난 6월 27일 열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독일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편 지난해 7월 한국 축구대표팀에 선임돼 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은 현재 별도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은 채 휴식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