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천 기자 = 우리나라 남자 프로 농구에서 키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키 제한은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규정이다.
3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신임 KBL(한국농구연맹) 경기본부장에 선임된 김동광(64) 전 서울 삼성 감독은 이해하기 어려운 키 제한 규정을 없애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재 KBL에는 구단별로 단신 1명, 장신 1명의 외국인 용병 선수를 채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규정에 따라 장신 외국인 선수는 200cm 이하, 단신 외국인 선수는 186cm 이하만 가능하다. 이러한 룰에 외국인 선수들은 각고의 노력으로 키를 줄이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한다.
감독들도 마찬가지다. 선수 선발을 위한 해외 출장길에 신장 측정 도구를 가지고 다닐 정도다. 이러한 신장 제한 규정은 논란이 돼 해외 토픽에까지 소개됐다.
실제 규정에 따라 지난 시즌 득점왕 데이비드 사이먼(인삼공사)과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 선수 테리코 화이트(SK)는 신장 초과로 국내 무대를 떠나야 했다.
김 본부장은 농구에서 키 제한은 말이 안 된다면서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1~2cm 차이로 경기를 치를 수 없다는 것은 해괴한 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신장 상한선을 풀어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키 제한 철폐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KBL은 지난달 26일 선임된 김동관 본부장을 기둥으로 집행부의 큰 틀을 마련했다.
외국인 선수 키 제한을 비롯한 여러 악재로 신뢰도가 떨어진 KBL이 개선을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