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동료 소방관들에게 꼭 승리를 선물하겠다"던 로드FC '소방관 파이터'가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생애 첫 로드FC 패배였기에 뼈아플 만도 했지만, 패배는 누구나 당할 수 있다. 그러나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은 그 어떤 선수들보다 표정이 착잡했고 아쉬움이 서려 있었다.
단순히 경기에 져서 나오는 표정은 아니었다.
비록 '비고의성 반칙' 로블로우(급소공격)로 인해 준비한 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심판전원일치 판정패였다고 해도, 신동국은 패배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고 사흘(3일)이 지난 오늘(1일), 그가 패배에 유독 넋을 잃었던 이유가 밝혀졌다.
1일 로드미디어에 따르면 경기가 열렸던 7월 28일 토요일 강원 원주 종합체육관에 '세월호 구조 활동' 중 헬기가 추락해 순직한 소방관의 아들이 찾아왔다.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순직한 소방관의 아들은 신동국에게 아버지가 살아생전 쓰던 '글러브'를 선물하면서 직접 쓴 '손편지'를 전했다.
손편지에는 "케이지 안에서, 그리고 재난과도 싸우는 소방관 신동국 형님을 응원합니다. 부디 아버지의 정신이 형님을 지켜주고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데에 일조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쓰여있었다.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은 신동국은 '승리'를 선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고.
목숨을 걸고 재난과 싸우는 소방관들을 위해 승리에 도전했던 신동국. 경기 결과는 너무도 아쉬웠다. 명승부 끝에 패배한 것도 아니었기에, 신동국의 기분은 더욱 착잡했다.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아버지의 유품을 들고 찾아온 '아들'에 승리를 선물하지 못했다는 생각은 신동국이 패배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게 했다.
신동국은 "응원해주신 소방 동료들, 전국의 격투기 팬분들께 죄송하다"라는 말을 남겼다.
패배 속에서도 자신을 응원해주는 이가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은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 그가 심기일전해 다시 한번 '세 번째 승리'를 선물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