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추진하고, SK하이닉스는 40조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마무리했다. 두 회사가 이번 주 나란히 3분기 실적 발표에 나서는 가운데 추가 주주환원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8일, 삼성전자는 29일 각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콘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이번 실적 발표의 최대 관심사는 주주환원 정책이다. 최근 AI 투자 과열 우려와 반도체주 조정이 이어지면서 두 회사가 추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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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8월 올해 주주환원 재원이 90조~1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우선 3분기에 정규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을 현금으로 배당하고, 구체적인 규모는 이달 말 이사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나머지 60조~80조원은 내년 1월 연간 실적이 확정된 이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시장은 남은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배분할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상 지분 보유 한도인 10%에 근접해 있어 자사주 소각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금배당 비중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전자가 2024년부터 시행한 3개년 주주환원 정책도 올해 종료된다. 회사는 이 기간 발생한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내년부터 적용할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의 방향도 관심사다.
SK하이닉스 역시 추가 주주환원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제공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지난 21일 약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마무리했다. 당초 11월 19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한 달가량 앞당겨 종료했다.
회사는 지난 8월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하는 2407만주를 취득해 전량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로는 매입 금액 한도인 40조원을 채우면서 약 2369만주를 사들였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 6일 임직원 보상 등을 위해 약 1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두 회사가 두 달 사이 사들인 자사주만 약 55조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는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50% 이상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별배당과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도 검토하고 있어 이번 실적 발표에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이처럼 대규모 주주환원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기록적인 실적이 있다.
삼성전자 HBM3E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8일 발표한 잠정실적에서 3분기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2.5% 증가하며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100조원을 넘어섰다.
오는 29일에는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된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했는지가 관심사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도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제품인 HBM4 공급을 확대하며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인 파운드리 부문의 적자 축소 여부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와이즈리포트가 집계한 3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 98조5258억원, 영업이익 77조1682억원이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78.3%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HBM4 공급 확대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높은 수익성과 시장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반 PC와 서버 등에 사용되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도 두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범용 메모리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HBM과의 수익성 격차가 얼마나 좁혀졌는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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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주목하는 또 다른 변수는 내년 반도체 업황이다.
AI 서버 투자 확대로 메모리 수요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AI 투자 과열 우려가 커지는 데다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시설 확충이 실제 공급 증가로 이어지면 수급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개할 2027년 HBM 및 범용 D램의 장기공급계약 현황과 생산능력 확대 계획이 내년 실적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전자업계의 다른 주요 기업들도 이번 주 실적 발표에 나선다. LG이노텍은 오는 27일, LG전자와 삼성전기는 28일 각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LG전자는 앞서 3분기 매출 23조8270억원, 영업이익 7818억원의 잠정실적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생활가전과 자동차 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 주요 사업의 수익성과 기업간거래(B2B) 사업 성장 전략이 관심사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의 수요 증가가 실적에 얼마나 반영됐는지가 관건이다. LG이노텍은 신형 아이폰용 카메라모듈 공급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여부가 주목된다.
에너지·소재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한화솔루션이 29일 실적을 발표한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의 수익성과 배터리 사업의 실적 개선 여부,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의 수익성 회복이 주요 관심사다.
같은 날 대한전선도 실적을 공개하며, 효성은 30일 3분기 성적표를 내놓을 예정이다.
결국 이번 실적 발표의 핵심은 반도체 호황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이 주주들에게 얼마나 돌아갈지, 그리고 현재의 높은 수익성을 내년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