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토)

치료약 없는 '기쿠치병' 앓은 일본 육상선수, 마지막 생각하고 뛰었는데 '금메달' 목에 걸었다

후쿠베 마코가 2년간 기쿠치병 투병 끝에 아시안게임 여자 100m 허들 금메달을 획득했다. 일본의 44년 만의 쾌거다.


지난 27일 후쿠베 마코(30)는 일본 나고야 팔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100m 허들 결승에서 12초74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이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44년 만의 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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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베는 오후 8시23분 총성이 울리자마자 질주를 시작했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쥔 채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은퇴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금메달의 무게는 남달랐다. 후쿠베는 지난 2년 가까이 희귀질환과 싸워왔다. 2024년 파리올림픽을 마친 뒤 그해 10월, 목에 극심한 통증과 림프절 부종이 찾아왔다.


반복되는 발열 속에서 그는 조직구 괴사성 림프절염, 이른바 '기쿠치병' 진단을 받았다. 목 주변 림프절에 염증이 생기며 발열과 통증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질환이다.


특별한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아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쉬면서 회복을 기다려야 했다. 심한 발열 이후에는 체중이 3kg이나 빠질 만큼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기도 했다.


올해에도 증상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후쿠베는 지난 4월 간헐적인 발열 증세가 계속된다고 밝혔으며, 겨울 내내 기초체력을 다시 쌓으며 시즌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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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95년 올가 시시기나(카자흐스탄)가 수립한 아시아기록 12초44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몸은 쉽게 따라주지 않았다. 


후쿠베는 "아시아기록을 향해 전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매일 마주해야 했다"며 "기쿠치병과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후쿠베는 "스타트라인에 서기까지 '이제 무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시간이 굉장히 길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는 "지금까지 해온 것을 믿고 끝내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기록보다 마지막 한 번의 승부에 모든 것을 걸었고, 가장 중요한 순간 결국 정상에 올랐다. 


후쿠베는 "자신감을 갖고 섰고, 그것이 금메달로 이어져 정말 기쁘다"며 "지금까지 딴 메달 가운데 가장 가치 있는 메달"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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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생활 지속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후쿠베는 "절반 이상은 은퇴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힘들면 쉴 수 있지만 일하거나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자신이 계속 뛰는 모습을 통해 기쿠치병에 대한 인식이 넓어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