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해 인기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대거 사재기한 뒤 최고 30배 가까운 가격으로 되파는 방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긴 30대 암표상이 경찰에 붙잡혔다.
16일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는 30대 남성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해 검찰로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A씨는 2018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7년간 매크로 프로그램과 가족 및 친척 명의 계정을 활용해 각종 공연과 경기 티켓을 무더기로 선점한 혐의를 받는다.
경기북부경찰청
A씨가 확보한 티켓은 아이돌 공연, 해외 가수 내한 콘서트, 뮤지컬, 스포츠 경기 등 총 8967장에 이른다. 이를 웃돈을 얹어 재판매한 금액은 무려 24억원 규모다. 경찰은 이 중 약 16억원가량이 순수익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의 암표 거래 방식은 조직적이고 치밀했다. 2019년 방탄소년단 콘서트 티켓의 경우 11만원에 구입한 뒤 300만원에 되팔아 약 27배의 차익을 남겼다.
2025년 세븐틴 팬미팅 티켓은 11만원짜리를 180만원에, 2024년 K리그와 토트넘 축구 경기 티켓은 40만원에서 165만원으로 가격을 올려 판매했다. 2023년 브루노 마스 내한 공연 티켓도 25만원에 구매해 120만원에 되팔았다.
A씨는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티켓을 대량 구매한 후 배송지 변경이나 온라인 양도 기능을 이용해 구매자에게 넘기는 수법을 사용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특별한 직업 없이 암표 판매만으로 생계를 유지해온 A씨는 범죄로 얻은 수익금으로 경기도에 아파트 1채와 상가 2채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경찰청
경찰은 상가 2채와 A씨 명의 채권 등 총 12억 6000만원을 범죄수익으로 특정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취했다.
A씨는 지난 3월 경찰의 암표 단속 관련 언론 보도를 본 후 범행을 중단하고 PC와 휴대전화를 포맷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하지만 압수수색 과정에서 범행 자료가 저장된 USB가 발견됐고,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통해 과거 거래 내역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암표 거래가 불법인 줄 몰랐으며 세금도 제대로 냈다"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암표 거래 관련 추가 수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