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자들 사이에서 "'노무라는 보수적'이라는 말을 믿어도 되느냐"는 반응이 다시 나오고 있다. 두 종목 주가가 고점 대비 약 37% 밀렸지만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 67만원, SK하이닉스 470만원이라는 목표주가를 내리지 않았다.
지난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노무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기존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25만5500원, SK하이닉스는 16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노무라 목표가는 각각 현재 주가보다 162.2%, 185.4% 높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노무라가 시장을 크게 웃도는 목표가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가를 각각 29만원과 156만원으로 올렸고, 두 회사 주가는 이후 이를 넘어섰다. 노무라는 지난 5월 목표가를 59만원과 400만원으로 다시 높인 데 이어 6월에는 67만원과 470만원을 제시했다.
목표가가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노무라는 보수적으로 목표가를 내는 곳"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지난 7월 증시 급락 당시 유튜버 침착맨이 두 종목을 추가 매수한 뒤 "노무라증권이 오른다고 했다"고 농담하면서 이 표현이 다시 확산됐다.
노무라가 이번에도 목표가를 유지한 근거는 주가와 실적 전망 사이의 격차다. 최근 조정으로 두 회사의 2027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이 평균 3배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것이다. 노무라는 강한 메모리 수요와 제한적인 공급 증가를 고려하면 현재 주가가 "심각하게 저평가됐다"고 봤다.
AI 투자 확대에 따라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려면 전 세계 메모리 생산능력이 향후 4년 안에 지금의 두 배인 월 720만장, 6년 안에는 세 배인 월 1100만장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추산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증설에 나서더라도 공급 부족은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빅테크 고객사들이 물량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5년 단위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하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일부 계약에서는 현재보다 최대 20% 높은 가격 상한과 계약금액의 20~30%에 해당하는 선급금, 위약금 조건까지 받아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 사옥 전경 / SK하이닉스
노무라는 메모리 평균판매가격(ASP) 상승과 빅테크의 자본지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이 주가를 다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가는 그대로 뒀지만 실적 전망은 일부 낮췄다. 원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국내 메모리 업체의 영업이익이 약 12% 줄어들 수 있다고 계산했다. 이를 반영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86조원에서 77조원으로 내렸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7조원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