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1조9150억원...IB업계 "인수 후 최대 1조원 증자 계획"
총자산 16조5576억원 KDB생명 더해 증권·운용·보험으로 사업축 확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증권과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성장한 한투지주가 처음으로 보험사를 품는다. 올해 상반기 1조9150억원의 순이익을 낸 한투는 KDB생명 인수 이후 최대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까지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매각 주관사 삼일PwC는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선정했다. 지난 7일 마감한 본입찰에는 한투지주와 한화생명, 흥국생명 등 3곳이 참여했다.
막판 경쟁은 한투지주와 흥국생명으로 좁혀졌다. IB업계에 따르면 한투지주는 KDB생명을 인수할 경우 최대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증자하겠다는 계획을 매각 측에 제시했다. 인수가 끝난 뒤 필요한 자본까지 직접 투입해 KDB생명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옛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2014년부터 새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거래는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이 일곱 번째 매각 시도다.
순익 1.9조 한투, 17조 보험사 더한다
한투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자산운용, 저축은행, 캐피탈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보험사는 없었다. 지난해부터 KDB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롯데손해보험, 예별손해보험 등을 살펴보며 보험업 진출 기회를 찾아왔다.
마지막까지 검토한 후보는 KDB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투가 택한 KDB생명의 지난 3월 말 총자산은 16조5576억원이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 2조7383억원의 약 6배다. 700여명의 전속 설계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 판매 채널도 갖추고 있다.
한투지주의 자본력도 이번 선택을 뒷받침한다. 올해 상반기 그룹 순이익은 1조9150억원이다. 핵심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이 1조7311억원을 벌어 그룹 순이익의 90.4%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도 2조17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9.1% 늘었다.
KDB생명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투지주에는 처음으로 보험이라는 사업축이 추가된다. 총자산 17조원에 가까운 생명보험사가 들어오면서 증권과 운용 중심이던 그룹의 금융 포트폴리오도 넓어진다.
증권·운용에 보험자금...'한국판 버크셔' 첫발
한투가 보험사 인수를 통해 그리고 있는 그림은 '한국판 버크셔해서웨이'다. 보험상품 판매를 통해 확보한 장기자금을 증권과 자산운용 계열사의 투자 역량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한투는 이미 한국투자증권과 운용사를 통해 기업금융(IB), 부동산, 인프라, 글로벌 투자까지 영역을 넓혀왔다. KDB생명을 품으면 보험에서 유입되는 장기자금까지 그룹의 운용 기반에 들어온다.
다만 첫 작업은 KDB생명 정상화다. IB업계에 따르면 한투가 매각 측에 제시한 증자 규모는 최대 1조원에 가깝다. 보험사를 사들인 뒤 곧바로 자본을 투입하고 재무구조와 영업 기반을 손질하는 순서다.
산업은행과 한투지주는 앞으로 인수가격과 자본확충 방식 등 세부 조건을 협의한 뒤 주식매매계약 체결 절차에 들어간다. 거래가 최종 마무리되면 산업은행은 2014년 첫 매각 추진 이후 12년 만에 KDB생명의 새 주인을 찾게 된다. 한투지주에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생명보험 계열사가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