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4일(금)

"클러치백은 필수품... 다른 영부인 수사는 해봤나" 김건희, 특검과 법정 설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부부의 청탁금지법 위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건희 여사가 특검팀과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특검팀이 "영부인이 여당 당대표 부부로부터 명품을 선물받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하자, 김 여사는 "그간 다른 영부인들 수사는 해봤느냐"고 반박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김 여사는 김 의원 부부 측으로부터 프랑스 명품 브랜드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청탁이나 대가성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origin_특검출석하는김건희여사.jpg김건희 여사 / 뉴스1


이날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김 의원의 아내 이모 씨로부터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자필 편지를 받았냐"고 물었다. 김 여사는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인식했다"며 "내가 직접 받은 게 아니다. 어디서 간접적으로 왔는데 누구를 통해 왔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이어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김 의원이 당선된 것에 대한 대가로 선물을 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당대표는 내가 신경 쓸 것도 없고 전혀 모른다"며 "그건 김기현 대표를 모함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여사는 이날 선물 수령 경위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그러자 특검팀은 "명품 선물과 자필 편지를 선물받는 게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는 발끈하며 "검사님, 그간 영부인들 수사는 다 해봤나"며 "저만 했죠? 근데 어떻게 이례적이라 얘기하실 수 있냐. 이례적이라고 단정하는 검사님의 말은 틀렸다"고 답했다.


특검팀이 "국민이 바라보기에는 이례적"이라고 재반박하자 김 여사는 "국민들이 정말로 알까요?"라며 "검사님도 지금 대통령 관저가 어떤 스타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지 않나요? 검사일만 하지 않았나요? 저희도 (검찰) 총장이었음에도 청와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재판장이 "가방 전달이 특별하지 않다는 건 아니지 않냐"고 묻자 김 여사는 "검사님이 질문하는 내용이 강압적"이라며 "저를 무조건 죄인으로 모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고 답했다.


origin_법정향하는김기현의원.jpg김건희 여사에게 260만원대 로저비비에 가방을 선물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8.10/뉴스1


이어 김 여사와 재판장 사이 설전이 오갔다. 김 의원 측이 특검팀의 질문에 이의를 제기하자 재판장은 "(선물을)받는 분한테 어떻게 받았는지 추궁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여사는 "추궁하는 건 당연하고 가능성을 열어두는 건 좋지만 추측을 넘어서 또 하나의 범죄를 성립시키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판사님께선 한 쪽 편만 들지 마시고 조금 정확하게 들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클러치백을 발견한 경위에 대해 "사실 영부인에게 클러치백은 필수품"이라며 "드레스코드에 맞춰 클러치백이 항상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걸(김 의원 측이 선물한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봤으면 썼을 것 같은데 안 썼다. 나중에 물건을 정리하다 발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클러치백이 옷 색깔마다 필요해 비싸 보이지만 저렴한 것을 많이 샀다"면서 "짝퉁 같은 것도 샀고, 친구 동생에게 적은 돈을 주고 만들어 달라고 해서 사용한 적도 있다"고 했다.


당초 김 여사는 건강상 이유 등으로 증언을 거부할 예정이었으나, 재판부는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형사처벌 우려가 없다며 증언거부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origin_김건희여사명품수수의혹1심선고.jpg김건희 여사가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위반 증거인멸 등에 대한 선고 공판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26/뉴스1


김 여사는 증언거부권 행사를 두고 재판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김 여사가 "내가 모르는 것도 상상의 나래를 펼쳐 말해야 하냐"고 묻자 재판부는 "기억대로 말하면 된다"고 답했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달 13일 공판에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불출석해 과태료 300만 원과 구인장이 발부됐으며, 이날 강제 출석하게 됐다. 신문 후 재판장이 "스스로 출석한 것이 맞냐"고 묻자 김 여사는 "자발적으로 나왔다. (과태료) 좀 깎아달라"고 답했고, 과태료 300만 원은 전액 취소됐다.


한편 김 의원 부부는 2023년 3월 당대표 선거 이후 김 여사에게 267만 원 상당의 클러치백을 선물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의원 측은 가방 전달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청탁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