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4일(금)

"주식이나 스포츠토토나 도박과 다를 바 없어"... 미국 청년층 베팅 열풍

미국 청년층 사이에서 스포츠 베팅이 주식·펀드 같은 전통 투자를 대신하는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Z세대(1997~2007년생)의 4분의 1 이상은 스포츠 베팅을 자신의 재무 전략 일부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는 미국 청년들 사이에서 투자와 도박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퇴직연금이나 주식에 투입될 자금이 스포츠 베팅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인금융 플랫폼 베터먼트가 개인투자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Z세대 투자자 26%는 스포츠 베팅을 재무 계획의 '의도적이고 지속적인 전략'으로 활용한다고 답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 14%, X세대(1965~1980년생) 6%, 베이비붐 세대(1965년 이전 출생) 1%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Sports betting in USA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Z세대 응답자 52%는 지난 1년간 본래 투자 용도로 준비한 자금을 스포츠 베팅에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14%는 한 달에 여러 번 투자 예정 자금을 베팅으로 돌린다고 밝혔다. 스포츠 베팅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Z세대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뉴욕주 헌팅턴에 사는 로버트 코시욱(32)은 주식 계좌를 보유했지만 올해 들어 베팅에 더 집중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도박을 한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투자 원칙을 베팅에도 똑같이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감정보다는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하고, 한 번에 100달러만 거는 방식으로 위험을 관리한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스포츠 베팅으로만 약 2500달러를 벌어들였다.


Sports betting financial strategy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청년층의 스포츠 베팅 열풍에 금융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는 지난해 자사 앱에 예측시장 기능을 추가했고, 이 사업이 창사 이래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이 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이 스포츠 베팅과 예측시장에 몰리는 배경으로 경제적 현실을 지적한다. 주택가격과 생활비가 계속 상승하면서 내집 마련 같은 전통적인 자산 형성 목표가 점점 멀어지자, 청년들이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수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계획·진전 조사에 따르면, 경제적으로 뒤처졌다고 느끼는 젊은층 상당수가 재무 목표를 빠르게 달성하려고 예측시장·스포츠 베팅·암호화폐 등 고위험 투기 영역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라 레비 베터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예측시장이나 스포츠 베팅 서비스가 은퇴 준비 전략처럼 느껴진다면 문제가 있다"며 "이런 상품은 사람들이 향후 10년을 대비해 자산을 쌓도록 하는 게 아니라 다음번 빠른 수익만 좇도록 설계됐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