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장거리 수영 선수 바르토미에이 쿠프코프스키(30)가 발트해 160㎞를 쉬지 않고 헤엄쳐 건너는 역사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현지 매체 폴란드 공영방송 TVP 등은 3일(이하 현지시간) 쿠프코프스키가 스웨덴 남부 코세베리아에서 폴란드 북서부 드지브누프까지 약 160㎞ 구간을 완주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스웨덴 해안을 출발해 56시간 동안 쉼 없이 헤엄친 끝에 지난 2일 오후 8시쯤 폴란드 드지브누프 해안에 무사히 도착했다.
바르토미에이 쿠프코프스키 인스타그램
발트해를 가로지르는 수영은 장거리 수영 분야에서 최고 난이도 도전으로 꼽힌다. 160㎞에 달하는 거리뿐 아니라 급변하는 기상 조건, 차가운 수온, 강풍과 높은 파도 등 극한의 자연환경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쿠프코프스키는 장거리 수영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며 도전을 완수했다. 56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수면을 취하지 않았고, 안전 보트에 몸을 기대는 행위도 하지 않았다. 안전 보트가 긴 장대로 건넨 음식과 음료만으로 체력을 유지했다.
도전 이틀째 밤 그는 심각한 탈진 상태에 빠졌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쿠프코프스키는 "내가 어디서 수영하고 있냐"고 묻는 등 환각 증세까지 보였다. 다행히 지원팀이 던져준 콜라를 마신 뒤 다시 기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폴란드 해안에 도착한 쿠프코프스키는 기록 인정을 위해 다른 도움 없이 스스로 물 밖으로 걸어 나왔다. 하지만 곧바로 비틀거리며 해변에 주저앉았다. 그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너무 지쳐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포카'(물개)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쿠프코프스키는 폴란드를 대표하는 장거리 수영 선수다. 그는 폴란드 선수권대회에서 40개가 넘는 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바르토미에이 쿠프코프스키 인스타그램
쿠프코프스키는 극한 수영에 도전하며 국제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22년과 2023년 '얼음 수영'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은메달 3개를 거머쥐었다. 이 대회는 수온 5도 이하의 물에서 잠수복이나 보온 장비 없이 일반 수영복만 착용하고 치르는 극한 종목이다.
2021년부터 그는 '울트라 발틱 스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발트해 횡단 수영을 통해 암 투병 어린이를 위한 기부금을 모으는 이 프로젝트는 그의 또 다른 도전 동기가 됐다.
이번이 그의 다섯 번째 발트해 횡단 도전이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시도는 악천후로 중단됐고, 세 번째는 강한 해류 때문에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해 1월에는 25m 실내 수영장에서 24시간 동안 103.58㎞를 헤엄쳐 세계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같은 해 여름 네 번째 발트해 횡단 도전에서는 약 53시간 동안 수영한 끝에 목적지를 11㎞ 앞두고 의식을 잃으며 안타깝게 포기해야 했다.
쿠프코프스키는 이번 도전을 마지막으로 발트해 횡단 시도를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그의 도전 과정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됐으며, 이번 도전으로 약 85만 즈워티(한화 약 3억2500만원)의 기부금이 모금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