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사 인디스토리가 3일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오는 5일 개봉 예정이었던 장편 애니메이션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의 개봉을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화재 사고로 숨진 허범욱 감독의 유작이 개봉 이틀을 앞두고 상영 일정이 미뤄지게 됐다.
인디스토리는 "영화에 대한 깊은 열정과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셨던 감독님과 함께할 수 있어 큰 영광이었다"고 밝히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남겨주신 소중한 작품들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디스토리
배급사는 "개봉을 기다려 주신 분들께 갑작스럽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돼 진심으로 무거운 마음"이라며 "추후 개봉 및 관련 일정은 유가족분들과 제작진이 마음을 추스른 뒤 다시 안내해 드리겠다"고 전했다.
허범욱 감독은 지난 6월 23일 발생한 화재 사고로 치료를 받아오다 같은 달 28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향년 43세다.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는 인간이 되려는 돼지 H와 짐승이 되려는 인간 정석이 시스템의 통제 속에서 생존을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하드보일드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1983년생인 허 감독은 2014년 첫 장편 애니메이션 '창백한 얼굴들'로 제30회 홀랜드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애니메이션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유작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는 프랑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를 비롯해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브뤼셀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세계 35개 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작품은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최초로 최우수작품상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