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내년부터 식료품 소비세율을 기존 8%에서 1%로 낮추기했다. 1989년 소비세가 도입된 이후 37년 만에 처음 있는 세율 인하다.
지난달 31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열린 자민당 임시 임원회의에서 내년 4월부터 식료품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오는 9월 초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이를 정부 방침으로 확정한 뒤 관련 세제를 정비할 예정이다. 이번 감세 조치는 내년 4월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해 10월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는 고물가에 대응해 국민 체감도가 높은 '소비세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금 지급보다는 매일 구매하는 식료품 세금을 줄여주는 것이 고물가 대책을 더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본의 소비세는 1989년 3%로 처음 도입된 이래 1997년 5%, 2014년 8%, 2019년 10%로 단계적 인상을 거듭해 왔다. 이 중 식료품에 대해서는 2%포인트 낮은 8%를 적용해 왔다. 소비세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대표적 사회보장 재원으로, 도입 이후 지금까지 세율이 단 한 번도 인하된 적이 없었다.
이번 감세안이 시행될 경우 연간 약 4조 엔(한화 약 35조 7000억 원) 규모의 세수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재정 건전성 악화와 사회보장 재원 부족 우려가 제기되는 한편, 감세 기간이 끝나는 2년 뒤 다시 세율을 8%로 복원할 때 강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무리한 세제 개편이 시장 신뢰를 떨어뜨려 엔화 약세와 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는 "물가 상승 대책과 세금 및 사회보험료 부담 경감은 이번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며 "깊이 생각하고 끝까지 고민한 끝에 내린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년 뒤에는 제가 확실히 책임지고 원래 세율로 되돌려 놓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로 일본인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도 실질적인 가격 인하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개편안에 따른 1% 경감세율은 마트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쌀·빵·채소·과일 등 식재료와 배달 음식, 카페 포장(테이크아웃) 구매 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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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카페나 편의점 내부 테이블에서 취식할 경우와 맥주·소주 등 주류 구매 시에는 기존과 동일한 일반 소비세율 10%가 적용된다.